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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 먹으며, 인맥쌓고 외국어 공부
자기계발 등 다양하게 활용
소개팅·이직목적 테마모임도


#. 앱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3년차 직장인 오지원(29) 씨는 요즘 점심 때마다 책을 챙겨 사무실을 나온다. 오 씨는 서울 역삼역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이른바 ‘점심 중국어 모임’에 참여한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함께 다른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과 모여 중국어로 대화를 연습하면 1시간도 빠듯하지만, 오 씨는 같은 사무실 동료와 점심을 먹을 때보다 더 보람있다고 답했다.
오 씨는 “매일 회사 동료들과 직장 얘기를 하면서 점심을 먹다 보니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 같았다”며 “점심 시간을 활용해 외국어 공부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시야를 넓히게 돼 보람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직장인들이 점심 시간을 새로운 자기계발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근처 직장인들과 함께 모여 공부를 하는 전통적인 점심 모임을 넘어서 인맥을 위한 ‘네트워크 점심 모임’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강남 일대 직장인들이 모여 함께 점심을 하는 ‘강남 밥모임’을 운영하는 권주현(32ㆍ여) 씨도 처음에는 “비슷한 직종끼리 모여 상사 흉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소규모 점심 모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점심 모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요즘에는 최대 30여 명이 점심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권 씨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해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에는 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면 신청자가 몰려 새로운 모임을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다”고 했다. 점심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인맥과 함께 시야를 넓힐 수 있어서 계속 참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점심 모임에 꾸준하게 참석하고 있다는 한 직장인은 “매일 같은 사무실에 앉아 같은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모니터만 보다 보니 어느 순간 시야가 좁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억지로라도 다른 사람들 얘기도 듣고 인맥을 만들기 위해 모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단순한 모임을 넘어 짐심 시간을 이용한 소개팅이나 이직을 목적으로 비슷한 직군의 직장인들이 모이는 ‘테마 모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점심 시간에 모인 직장인들이 서로 멘토가 돼주는 ‘상담 모임’도 인기다. 점심 시간을 활용하면 퇴근 이후에는 본인이 원하는 취미나 개인 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점심 모임에 참가한 직장인들의 만족도도 좋은 편이다.

다양한 주제의 점심 모임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모임 주선을 하는 업체들도 직장인들을 위한 점심 코스 등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한 소셜 모임 업체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젊은 직장인들은 직장 동료와 점심을 먹으며 회사 생활에 ‘올인’하지 않는다”며 “이직이 자유로운 환경인데다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면서 직장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점심을 활용하려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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