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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무항산 무항심
‘중견기업 인사팀에서 노사업무를 맡았던 58세 부장입니다. 얼마 전 회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조가 결성되자 오너가 격노해서 인척인 인사담당 임원은 좌천되고 새로운 이사가 왔는데 저보고 노사담당을 내려놓으면 무보직으로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한다고 해서, 밑에 차장한테 업무를 인계했습니다. 과연 하는 일 없이 정년까지 둔다는 말을 믿어도 될까요?“

와이 낫? 믿어도 된다. 그러나 이분 스스로 못 견딜 것이다. 왜? 맹자가 설파한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 맞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단순히 ’소득이 없으면 떳떳하지 못하다’로 번역하면 무보직으로 정년까지 가려는 이분 생각이 맞다. 그러나 ‘떳떳한 소득이 없으면 마음도 떳떳하지 못 하다’로 번역하면 이분 생각은 착각인데, 필자는 후자가 옳다고 본다. 따라서 처음에는 ‘에이, 월급만 나오면 됐지!’ 이러고 버티지만 얼마 못 가서 ‘내가 정말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붙어 있어야 되나?’로 괴로워진다. 그 기간이 최대 반년을 못 넘길 것이며 회사는 그걸 노리고 있다. 그리고 필자가 보기에 이 회사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노조가 결성되었는데 왜 오너가 격노하는가? 둘째 잘못이 있다면 담당 임원을 더 문책해야지 인척이라 자리를 주고 그 밑에 부장은 이런 식으로 밀어내기를 한다? 고로 큰 미련 가지지 말고 일단 빛나는 보직이 아니더라도 ‘내 밥값’은 할 수 있는 자리를 달라고 하라. 그렇게 해준다면 정년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는 못하겠다, 월급만 받으라’고 한다면 나가라는 소리다. 최대한 준비를 해서 나오는 게 좋다고 본다. 왜 버티지 않고? 필자도 똑같은 일을 당했었는데 여러 가지 망신주기가 단계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하자, 그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무보직으로 2년을 더 버티려고 작정한 부장님이여!! 혹시 ‘나는 망가져도 좋다, 가족을 위해 참는다.’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가족도 남편과 아버지의 떳떳한 인생을 반기지, 비참하게 벌어오는 돈을 반기지 않는다. 필자라면 마음이 비굴해지지 않는 순간까지 버티고 그다음에는 용감하게 다른 길을 찾겠다. 왜? ‘인생만사 새옹지마(人生萬事 塞翁之馬)’이기 때문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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