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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국산 신약 30號 시대…성공여부 ‘시장성ㆍ지속성‘에 달렸다
[사진설명=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산 신약 30호가 탄생하면서 시장에서 성공한 신약, 퇴출된 신약에 대한 평가도 화두가 되고 있다. 제약사 연구진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 30번째 국산 신약 케이캡정 허가
-국산 신약 중 현재 생산중단 제품도 많아
-카나브ㆍ제미글로는 국산 신약 성공 사례
-“시장성과 꾸준한 제품 관리 있어야 성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산 신약 30호가 탄생했다. 국내 제약 120년 역사로 따지면 30개 신약은 결코 많은 수라고는 할 수 없다. 고무적인 건 지난 2015년 이후에만 10개 신약이 허가를 받으며 국산 신약 개발 속도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30개 제품의 희비는 교차하고 있다. 몇 개 제품은 매년 매출액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일부 제품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업계에서는 국산 신약의 성공 여부로 ‘시장성’과 ‘지속성’을 꼽고 있다.

▶1999년 1호 신약 이후 25년만에 30호=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CJ헬스케어가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을 국내 30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계열 중 가장 진보한 것으로 알려진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계열 약물로 기존 양성자펌프억제제(PPI) 약물들이 갖고 있던 한계점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며 허가를 획득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2017년 기준 국내 약 4700억원, 글로벌 약 30조원 규모의 검증된 시장으로 환자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케이캡은 지난 2015년 중국제약사 뤄신에 1850만달러(약 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시장 진출 채비도 마쳤다.

이로써 지난 1999년 SK케미칼이 국산 신약 1호로 허가를 획득한 ‘선플라주’ 이후 30호 신약까지 2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1999년 신약을 시작으로  2000년대에는 거의 매년 1~2개의 신약이 허가를 획득했다.

신약 허가 건수는 2010년대에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총 6개 신약이 허가를 획득하며 ‘국산 신약의 르네상스’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 최초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이어 이번 케이캡까지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국산 신약은 총 30개가 됐다.

▶일부제품 시장서 퇴출…카나브ㆍ제미글로는 성공 가도=하지만 30개 신약의 현재 상황은 양극화 현상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부 제품은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반면 일부 제품은 승승장구하며 국산 신약의 히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국산 신약 1호인 선플라주는 현재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 2009년 이후부터 생산이 되지 않고 있는데 선플라주 이후 출시된 항암제들의 효능에 비해 선플라주의 효능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2001년 국산 신약 3호로 지정된 동화약품의 방사성의약품 ’밀리칸주‘ 역시 시장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제품이다. 환자 수요가 거의 없어 더 이상 생산하는 것이 이점이 없다는 제조사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03년 CJ제일제당(현 CJ헬스케어)이 국산 신약 7호로 허가를 받은 ’슈도박신주‘의 경우 개발사가 자진취하를 했다. CJ제일제당이 14년 동안 약 15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녹농균 감염 예방백신 슈도박신주는 당시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결국 임상시험을 위한 피험자를 확보하지 못해 임상이 중단되며 실패로 마감했다.

가장 최근에는 폐암 치료제로 관심을 받으며 2015년 국산 신약 27호로 지정됐던 한미약품 ’올리타‘가 부작용 이슈 등으로 지난해부터 개발이 중단되며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반면 국산 신약의 성공 스토리를 쓰는 제품도 있다. 지난 2012년 19호로 허가를 획득한 LG생명과학(현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는 매년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원외처방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미글로 패밀리(제미글로, 제미메트, 제미로우)의 실적은 700억원을 넘겼다. LG화학은 올해 1000억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성공 케이스는 보령제약이 2010년 15호 신약으로 허가를 획득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다. 카나브 역시 매년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 처방액이 543억원을 기록했다. 카나브는 국내 뿐 아니라 멕시코 등 중남미, 러시아, 중국, 동남아 등에도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제품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산 신약 성공 여부는 ’시장성ㆍ지속성‘=이처럼 국산 신약의 희비는 ’시장‘이라는 외부 환경과 개발사가 어느 정도 제품에 공을 계속해서 들이는가라는 내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카나브를 개발한 보령제약 관계자는 “카나브는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학회 등을 통해 의료진과 공유하며 신뢰를 쌓는데 주력했다”며 “이와 함께 국내 고혈압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시장 상황도 기회가 됐다”고 했다.

제미글로 역시 단일정 판매에 만족하지 않고 제미메트, 제미로우라는 복합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또 대웅제약 등과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며 마케팅 활동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신약을 개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마케팅 활동을 계속하는 노력이 함께 있어야 한다”며 “또 처음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개발될때 미래 성장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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