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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도 세이프카드…확산되는 미국발 무역전쟁, 韓 철강업계 ‘충격’ 커지나

- EU, 이달 중 세이프가드 도입키로…쿼터 초과 물량에 25% 관세
- 對EU 수출량 330만2152톤, 글로벌 4위…국내 수출 비중 10.4%
-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 타격 불가피할 듯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세이프카드(긴급수입제한조치) 카드를 꺼내들며 수출 다변화로 활로를 모색하려던 국내 철강업계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중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 부과로 인한 EU 철강업계의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를 도입키로 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최근 수년간 철강 수입량을 기준으로 쿼터를 결정한 뒤, 쿼터물량 초과 제품에 대해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지난 3월 실시한 세이프가드 조사의 후속 조치다. 앞서 EU는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로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철강이 EU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강관류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중견ㆍ중소기업에 타격을 줬다면, EU의 세이프가드는 판재류 위주로 수출하는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대 EU 수출 품목 330만톤 가운데 약 290만톤이 판재류였기 때문이다.

일단 국내 철강업계는 대 EU 수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철강사들의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10.4%(330만2152톤)였다. 이는 인도, 터키, 중국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그 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이 EU를 미국의 대체 시장으로 보고 수출 확대를 모색해온 만큼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로 최근 몇 달 새 국내 철강업계의 대 EU 수출 비중은 증가세를 보여왔다. 미국 수출 비중이 지난 2월 12.1%에서 5월 5.9%로 하락하는 동안 유럽의 수출 비중은 12.2%(32만7010톤)로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세이프가드가 발동된다면 당장 수출 감소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이미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의 철강 관세 여파로 지난 5월 기준 대미 철강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감소(15만톤)했다. 같은 달 미국의 철강 수입량이 전월보다 23%,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하락한 것과 비교해 상당한 수준이다.

또 다른 대체시장을 찾아야 하는 고민도 생겼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EU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지금은 피해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어도, 글로벌 철강사들이 유럽 물량을 동남아 등 다른 시장으로 돌린다면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미국이 불씨를 당긴 철강 무역전쟁은 자동차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어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 미국 안보에 영향을 주는지, 또 이에 따라 25%의 관세 부과가 가능한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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