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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광신도' '사생팬' 같은 정치 극성지지자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취재를 하다보면 의식하고 싶지 않아도 일부 극성 지지자들의 행태에 혀를 내두를 때가 많다. 이들은 정치를 망치는 암과 같다. 연예계의 사생팬, 종교계의 광신도나 다름 없다. 연예인들이 사생팬에게 분노와 두려움을 느끼듯 정치계도 극성 지지자들로 인한 역풍을 우려하는 건 마찬가지다.

이들은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한다.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같은 이념을 가진 이들이 똘똘 뭉친다. 그들은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사상과 이념과 가치에 취해 온갖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마치 이를 사실인냥 믿어 버리고 호도하고, 상대에 대한 욕설과 비난을 서슴치 않는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들‘만’ 옳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서는 자신들만이 세상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 마치 광신도들이 실체 없는 무언가를 믿는 것과 같다. 그 진실이 깨질 정도의 사실관계가 나와도 이를 믿지 않거나, 별 일이 아니라고 눈 감아 버리거나, 또는 정치적 음해로 몰아간다.

보수 진보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시간 순으로 먼저 박근혜 탄핵과 관련,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자 일부 극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북한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끝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는 ‘박근혜도 피해자’라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최근 안희정과 정봉주와 관련된 성폭행ㆍ성추행 사건이 그러하다. 특히 정봉주 건의 경우 본인도 사실을 인정하고 경찰에서도 피해자가 제공한 증거에 위조가 없다고 발표하자 극성 지지자들은 “뽀뽀한 게 대수냐. 왜 하칠 지금 이게 터진 것이냐”며 몰아가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절대로 박근혜 국정농단과 안희정, 정봉주 건을 같은 무게의 사건이라 본 것이 아니다. 당연히 국정농단 사건의 충격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극성 지지자들의 문제가 되는 태도다.

또 한 가지 극성 지지자들의 공통점이라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성에 있다. 사실 이건 지지정당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김영한ㆍ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하지만 야당이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요구하자 “관례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내로남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야당에 유리한 방송법 개정안을 기를 쓰고 막던 한국당은 이제는 원안 처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세를 올리겠다고 해놓고선 최근에는 서민경제를 거론하며 담뱃세를 내리자고 말을 바꿨다.

극성 지지자들은 가짜뉴스 등으로 사회적인 혼란을 줄뿐 아니라 때때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도 한다. 세월호 피해자를 향한 극보수의 조롱이 그랬고, 정봉주 성추행 피해자를 향한 극진보의 비난이 그랬다.

극성 지지자들을 정치인들이 환영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상대 진영에 비판의 소재가 될 수 있기에 오히려 부담일 뿐이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 1월 발간한 자신의 책에서 일부 극성 지지자들에 대해 “미안한 얘기이지만 한편으론 큰 부담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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