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치는 스피치…김종필 전 총리가 남긴 ‘촌철살인’
[헤럴드경제] 정치는 스피치(Speech)다. 한 마디 말로 국민의 마음을 얻기도 하고, 한마디로 등을 돌리기도 한다. ’풍운의 정치인‘으로 불린 지닌 김종필 전 국무총리 역시 능변가로 꼽힌다. 오랜 정치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 나는 표현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등 ‘촌철살인’에 능했다.

1963년 일본과의 비밀협상이 국민적 반발과 직면하자 그는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며 의지와 필요성을 강조했다. 1963년 4대 의혹과 관련해 외유에 나서면서는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말을 남겼고, 1990년 노태우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면서 “나는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말했다.

1995년 민자당 대표시절에는 민주계의 대표퇴진론을 거론하는 세배객이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하자 김 전 총리는 “있는 복이나 빼앗아가지 마시라”며, 불편한 심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어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의 역사 바로세우기 사업과 관련해서는 “역사는 끄집어 낼 수도, 자빠트릴 수도, 다시 세울 수도 없는 것이다. 역사는 그냥 거기서 배우는 것이다”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다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종필 전 총리가 지난 4월 18일 신당동 자택에서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를 만날 때 모습. [제공=연합뉴스]

1997년 자민련 중앙위원회 운영위에서는 자신의 결기를 강조하면서 “내가 제일 보기 싫은 것은 타다 남은 장작이다. 나는 완전히 연소해 재가 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1998년 6월 총리 서리 당시 ‘서리’ 꼬리가 언제 덜어질 것 같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서리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슬금슬금 녹아 없어지는 것이다”며 촌철살인의 표현을 남기기도 했다.

2001년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4·13 총선 때 자신을 ‘서산에 지는 해’로 표현한 것을 두고서는 “나이 70이 넘은 사람이 저물어 가는 사람이지 떠오르는 사람이냐. 다만 마무리할 때 서쪽 하늘이 황혼으로 벌겋게 물들어갔으면 하는 과욕이 남았을 뿐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