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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러브 인 월드컵 그리고 ‘내조의 여왕’

[헤럴드경제 TAPAS=정태일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안정환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세레모니로 반지에 입맞춤했다. 부인을 향한 애정의 표시였다. 그는 이 세레모니로 ‘반지의 제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잉글랜드와 에콰도르 16강전. 후반 15분 프리킥 찬스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키커로 나섰다. 카메라는 짙은 선글라스를 낀 관중석의 빅토리아 베컴을 여러번 잡았다. 그녀는 두손을 꼭잡고 간절한 표정으로 기도했다.이 기운으로 베컴은 왼쪽 골대 빈틈을 파고드는 완벽한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은 결승골이 됐고 잉글랜드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남편의 프리킥을 지켜보는 빅토리아 베컴 [출처=유튜브 캡처]

월드컵 때마다 그라운드 밖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부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인들은 선수들의 환희, 절망의 순간을 함께 하며 최고 조력자로 비춰졌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각 나라에서 ‘내조의 여왕’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덕분에 월드컵은 치열한 경쟁과 냉혹한 승부의 전쟁터이면서 동시에 가슴 뭉클한 순간도 만들고 있다.

걱정말아요 그대

한국 대표팀의 왼쪽 풀백 박주호는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첫 무대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처음으로 대표팀에 포함됐어도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더욱 전력을 다했지만 불운이 찾아왔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박주호는 부정확한 패스를 받으려다 전반 26분 만에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교체됐다. 그와 함께 가장 속상해한 이는 박주호의 부인이었다.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 ‘야축동’ 인스타그램에는 목발을 짚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려는 박주호를 보기 위해 그의 아내가 통로 바로 옆 관중석까지 내려와 위로하는 모습을 담았다. 

박주호 부인이 관중석 아래까지 내려와 부상을 당한 박주호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출처=야축동 인스타그램]

 

손 잡아줄때..보는 내가 다 울컥하더라

야동말고 축동(@yachukdong)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8 6월 19 7:03오전 PDT



부인은 허리를 크게 숙여 박주호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등 그와 슬픔을 함께 했다. 또 박주호가 들어가기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손을 잡아줬다.

박주호의 부인은 스위스 사람이다. 박주호가 스위스 바젤에서 뛸 때 구단 아르바이트 직원이었다. 박주호의 가족이 스위스를 방문했을 때 부인이 안내해줬던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졌다.

넌 할 수 있어

폴란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29골을 넣으며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이 됐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것과 달리 레반도프스키는 세네갈과의 1차전에서 슈팅 단 2개에 그쳤다. 그가 부진하자 팀은 1대 2로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절망에 빠진 그를 안아준 사람은 부인 안나 레반도프스카였다. 그녀는 슬픈 표정으로 관중석으로 다가온 레반도프스키를 위로했다. 

세네갈과의 경기 후 레반도프스키를 안아주며 위로하는 안나 레반도프스카 [출처=연합뉴스]

경기 전부터 그녀는 남편을 적극 응원했다. 인스타그램에 ‘모두 내 마음과 함께, 내 온 마음과 함께’라는 문구와 함께 레반도프스키에 입맞춤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남편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데 헤아’

현역 세계 최고 골키퍼로 꼽히는 스페인의 다비드 데 헤아는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1대 1로 동점인 상황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슈팅을 흘리며 2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슈팅이 강력하긴 했어도 골키퍼 정면으로 와서 막기 어렵지 않았으나 데 헤아는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당시 중계진의 반응도 ‘데 헤아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였다. 카메라에도 자괴감에 빠진 데 헤아의 모습이 비춰졌다.

2차전을 앞두고 심적 부담을 느꼈던 데 헤아를 위해 부인 에드루네 가르시아가 나섰다. 앞서 다른 부인들이 남편을 위로했다면 그녀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의기소침해진 데 헤아를 위해 응원 영상을 올린 에드루네 가르시아 [출처=에드루네 가르시아 인스타그램]

 

VAMOS ESPAÑA!!!???? A POR TODAS!!???????????? #HagamosQueOcurra #Rusia2018

Edurne(@edurnity)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8 6월 20 10:44오전 PDT



그녀는 양볼에 스페인 국기를 그리고 환호성을 지르는 표정으로 응원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또 ‘스페인 가자!! 모두를 위해!!’라는 문구로 데 헤아와 그의 팀을 지지했다.

이후 스페인은 이란과의 2차전을 1대 0 승리로 이끌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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