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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보수…젊은 보수에 듣다-노원병 출마했던 강연재 변호사] “희생하는 사람 없었다”

“험지라도 나갈 사람 한둘 있어야
내가 나서게 된 것 자체가 비정상
의원들 다수가 식물인간 상태였다”

“내가 노원병에 출마하게 된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험지라도 나갈 사람이 한 두명 있어야 된다. 당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뤄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한국당 후보로 나선 강연재(43) 변호사의 말이다. 지난 1월 법률특보로 영입된 강 변호사는 첫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선거 기간 중 한국당 몰락의 징후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희생정신 부족”이라고 답했다.

강 변호사는 “제1야당이 서울 지역에 후보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며 “그 지역에 있는 한국당 정치인이 나가거나, 유명인사들을 당에서 공천해야 당이 그 지역에 헌신과 투자를 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당과 보수진영은 그런 게 없었다는 말이다. 강 변호사가 지역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러 갔을 때, 선관위가 한국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 걸로 알고 내부적으로 이미 마감을 했다는 에피소드도 함께 전했다.

강 변호사는 한국당의 패배의 원인도, 다시 일어설 방법도 모두 ‘사람’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과 입김으로 공천받은 사람들이 보수와 한국당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몰락은 예견돼 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후 1년 6개월이 지난 동안 대선에서도 진 진 책임도, 보수가 변화하지 못한 책임도 이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한국당 의원들을 ‘식물인간’으로 표현했다.

강 변호사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힘과 입김을 얻고 들어오신 분들이 거의 70~80명 가까이 된다. 이들을 빼면 한국당 의원 113명에서 30~40명 정도 밖에 남지 않는다”고 계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됐지만 이분들은 탄핵을 못 시켰다”며 “이 분들이 갑자기 반박(反박근혜)이 돼서 보수 개혁에 앞장설 수 있겠나. 그렇다고 친박이라고 누구 한 명 나가지도 않는다. 쥐죽은 듯 가만히 있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당 내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연이은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의원들의 다수가 식물인간 상태였다”며 “‘내가 정치를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이 당과 보수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뭐든 하겠다’, ‘나를 죽여서라도 살리겠다’는 사람이 10명만 있었다면 지방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보수의 젊은 정치인으로 현역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도 ‘희생이 필요하다’는 말을 꺼냈다.

강 변호사는 “지금 정치판은 큰 인물은 없다”며 “좀 양보하는 것, 좀 손해 보는 것, 좀 마음에 안들거나 심지어 한 때 내 등에 칼을 꽂았서도 용서하는 인물이 보수 진영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보와 포용력, 자기 희생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모습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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