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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항철도서 심폐소생술…50대 여성 구한 경관


종로 교남파출소 김형진 순경
퇴근길 의식불명 여성 발견
10분간 CPR, 구급대에 인계

“쿵.”

지난달 31일 오후 10시께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에서 차량이 막 출발한 시점이었다. 6-4 전동차 안에 서 있던 50대 여성 A씨가 큰 소리와 함께 무게중심을 잃고 뒤쪽으로 쓰러졌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사고에 크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어떡하냐”, “사람이 쓰러졌다”고 웅성거렸지만 누구하나 쉽게 여성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그때 짧은 머리에 캐주얼한 평상복을 입은 한 30대 남성이 쓰러진 A씨에게 다가갔다. 이날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종로서 교남파출소 소속 김형진(32·사진) 순경이었다.

김 순경이 달려갔을 때 A씨는 심정지 쇼크상태였다. 얼굴은 창백했고, 어깨를 흔들며 깨워봐도 몸의 움직임이 없었다.

그는 “저는 경찰이다”라며 주위 승객들에게 자신을 알리고선 바로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의자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을 지목하며 “119에 신고해달라”고 큰 소리로 요청했다. 그리고 “혹시 의사나 간호사가 주위에 계시냐”고 외쳤다.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다음 정차역인 김포공항까지는 약 1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구조대가 오기까지 기다릴 수 없어 보였다. 환자의 상태도 점차 안좋아지는 것 같았다.

김 순경이 약 3분 간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실시했을 때, 한 남성이 “자신도 돕겠다”면서 나섰다. 이후 한 여성이 “나는 간호사”라며 군중 속에서 달려나왔다.

이후 세 사람은 한 조가 돼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땀을 뺐다. 김 순경과 남성은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간호사 여성은 꾸준히 A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노력은 빛을 발했다. 환자 A씨는 “꺼억” 소리를 내며 의식을 되찾았다. A씨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봤다.

열차는 곧 김포공항역에 도착했고 출입문 앞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이 환자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곧장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생명을 포함한 신체활동에 어떤 문제도 없다고 진단했다. 김 순경과 시민들이 노력이 심정지 상태에 놓인 A씨의 목숨을 살린 것이다. A씨도 김 순경과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초임순경인 김 순경의 활약은 경찰 조직 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 1월 경찰학교 과정을 마치고 경찰관으로 임관했고, 지난 4월부터는 현재 복무하고 있는 교남파출소에서 치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김 순경은 별 대단한 일을 한 게 아니라며 겸손해했다.

김 순경은 “(내가) 경찰관이다 보니, 내가 본 이상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선 것 뿐”이라며 “환자를 살려야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또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때는 깨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잘못되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됐다”면서 “그래도 (A씨가) 무사히 깨어나셔서 다행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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