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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구정 치과 ‘파문’]환불 대신 타병원 인계?…피해자들 “꼼수” 반발
-환자들, “부작용 대한 책임 떠넘기려는 꼼수”
-‘먹튀’ W 치과와 동일한 대응…폐업 우려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치아교정 환자들에게 선금을 받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압구정의 한 치과가 환자들이 환불을 요구하자 타병원으로 인계하겠다고 안내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환자들은 환불을 해주겠다던 병원이 추후 어떠한 병원에서 추가 치료를 받는지 안내도 없이 환자를 넘기는 게 무책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병원 피해자들에 따르면 병원으로부터 ‘환불 대신 다른 병원의 교정 전문의를 연계해주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다수의 교정 치료 환자들은 부작용을 호소하고, 선금을 냈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병원을 상대로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피해 환자만 8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헤럴드경제DB

피해 환자들이 환불을 요구하자 병원 측은 원래 진료내역 등을 이메일로 보내면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말을 바꿨다. 병원 측은 “투명치과의 초기치료비용이 이벤트로 인하여 저렴한데다가 그동안 치료받은 기간의 치료비가 차감되어 환불 금액이 없거나 적은 경우가 발생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라는 불만이 있었다”며 “다른 병원에서 치료 받고 싶은 사람을 선착순으로 받겠다”고 문자를 발송했다. 치료 금액을 환불하지 않고 무작정 다른 병원으로 인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환자들은 무책임한 꼼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환자 A 씨는 “어떤 병원, 의사에게 진료 받는지에 대한 안내도 없이 타 병원에서 치료하라는 게 이상하다”며 “그게 정말 환자를 위한 것이라면 ‘선착순’으로 인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부작용에 대한 진실 규명이나 사과도 없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인계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환자 B 씨는 “아직 자신의 부작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환자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 연계가 들어간다면,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지 모호해진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병원의 환자들을 최대한 다른 병원으로 인계한 뒤 폐업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진료 부작용, 불성실한 진료 등으로 논란이 커지자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인계하는 방식이 지난해 선입금을 받고 폐업해 ‘먹튀’ 논란이 있었던 W 치과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 논란의 치과 원장 A 씨가 당시 W 치과 초대 원장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자들은 그때와 비슷한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당시에도 병원은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며 환자에게 다른 병원으로 안내했었고 이후 폐업했다.

한 피해환자는 “환자를 타병원에 연계함으로 투명치과가 책임져야 하는 환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전적을 봤을 때 폐업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병원은 이를 기회로 진료 정상화를 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헤럴드경제는 병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병원은 답변하지 않았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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