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은 또 오르고, 다음달부터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단축된다. 기업들이 경영환경 급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비핵심업무 아웃소싱(Business Process Outsourcing·BPO)’에서 기회를 찾는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PO가 근로단축 등과 맞물려 급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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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자금융 키오스크(위쪽)과 비즈니스온의 사업 구조도. |
BPO는 회사의 비핵심 업무로 분류되는 인사·교육·총무·세무 등의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과거 콜센터는 기업들이 직접 운영했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이 10여년 전부터 확산됐다.
이후 BPO는 은행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 관리, 기업의 차량관리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인력채용, 주차장관리, 직원교육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국내 BPO 시장은 2016년 기준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20년 1조3000억원을 넘어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다음달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인 기업들은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기업들은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는 최대한 자동화로, 아웃소싱 가능한 업무는 BPO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BPO시장의 성장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KG이니시스. 이 회사는 국내 1위 PG(지급결제대행) 서비스업체다. 쇼핑몰 등 인터넷상에서 지불결제가 필요한 업체에 지불결제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지불승인과 매입, 대금정산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현재 17만개의 가맹점을 바탕으로 국내 대형 간편결제서비스와 제휴하고 있다.
간편결제의 확대는 온라인, 모바일 쇼핑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국내 PG시장은 2015년 53조9000억원에서 2017년 77조500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인터넷쇼핑몰과 홈쇼핑사업자들이 PG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PG의 시스템통합(SI)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서버구축비 절감, 효율적 유지보수, 신규인력 불필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ATM업계 1위 한국전자금융도 주목받는다. 이 회사는 ATM 관리시장의 58%를 장악했다. 현재 은행권의 ATM아웃소싱 비중이 18%에 불과해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전자금융은 ATM관리 인력과 AS지사를 활용해 무인자동화기기(키오스크)와 무인주차장 분야로도 진출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유인창구가 무인화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ATM기기 관리경험을 무인자동화기기 사후관리에 적용하면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공급기기수는 2014년 128대에서 렌탈비즈니스를 적용하며 2017년 1300여대까지 확대됐다. 무인주차장 사업 역시 한국전자금융의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전자세금계산서 아웃소싱을 전문으로 하는 비즈니스온도 관심을 끈다. 비즈니스온은 삼성, 한화 등 대기업을 포함해 1500여개 기업에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출 상위 1000대 기업 내 비즈니스온의 시장점유율은 40%.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기업이 40%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점유율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
전자세금계산서 도입 초기 국내 대기업의 경우 자체 SI계열사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사용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및 운영비용 발생으로 투입비용이 증가하면서 외주화가 확대됐다.
비즈니스온 측은 “서비스를 구축한 이후 비용투입 없이 수수료 매출이 발생해 연간 4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전자세금계산서 발급과정에서 확보한 기업간 거래현황 빅데이터로 리스크관리 솔루션 등 신규 서비스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국내 BPO 시장 규모
2016년 1조2340억원
2017년 1조2480억원
2018년 1조2690억원
2019년 1조2890억원
2020년 1조3070억원
2021년 1조3200억원
*자료=2018년 6월, 업계 추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