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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경협 기대감 고조…“北 경제특구 사전조사가 우선”

  • 기사입력 2018-06-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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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이후 훈풍 기대감
김정은 경제특구, 김정일때 5배
평양에 2곳 강력한 의지 과시

지역·업종·인프라 면밀 조사 필요
소규모 자회사 시범진출 바람직
현대그룹·포스코 경협 채비 분주


6ㆍ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김정은 정권에서 확대된 북한 특수경제개발지대(경제특구)에 대한 사전조사를 면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정권 경제특구 5배 증가…“사전조사 필수”= 김정은 정권은 ‘경제개발’을 아이콘으로 내세우며 ‘특수경제개발지대’를 대폭 확대했다.

아버지 김정일 정권 때 4개 뿐이던 경제특구는 김정은 정권들어 20여개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은정첨단과학기술구와 강남경제개발구는 평양시에 지정돼 관심이 집중된다.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이 처한 실정에서 ‘개발이 없는 독재’에 비해 ‘개발이 있는 독재’는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면서 신속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평양시에까지 경제특구를 만들었다는 것은 중국의 개혁ㆍ개방 당시 북경에 경제특구를 만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전향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기업이 수도인 평양까지 들어오는 것을 과감하게 허용한 것으로, 외부로부터의 자본주의 사상보다 경제개발이 중요하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북한 진출을 검토 중인 한국 기업은 북한 경제특구에 대한 지역 및 업종을 비롯해 우대조건, 지리적ㆍ인프라 조건들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가령 청진개발구는 강재생산과 금속가공 중심으로 포스코 등 철강기업에 유리하다.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는 현대아산이 과거 개발을 진행했지만 원산시, 통청군, 금강군 등 7개군이 포함돼 현대아산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팀장은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는 범위가 너무 커 현대아산 자금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복수의 기업이 컨소시엄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혜산경제개발구는 수출가공, 현동공업개발구는 경공업 및 정보산업, 숙천농업개발구는 농업, 남포ㆍ와우도수출가공구는 통조림 등 수산물 가공업을 중심으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소규모 자회사 진출 바람직”= 대북사업 접근방법으로는 소규모 자회사를 시범적으로 진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김 팀장은 “북한 내수를 겨냥한 일부 한국 기업들이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소득수준이나 수요조사를 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북한 주민들에 설문과 같은 조사방법을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 내수를 겨냥할 것인지, 아니면 내수와 수출을 병행할 것인지를 결정해 소규모 자회사로 진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대북제재가 완화되면 북한 당국은 특구자료를 대거 배포할 것”이라며 “그 전에 조금이라도 기존 자료를 이용해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사업을 긴 안목에서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이번 북미회담에서 주목할 점은 상호존중의 정신”이라며 “남한이 특정사업을 잘한다고 해서 우리 식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은 경공업이나 농업 등 북한 주민의 생활이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먼저 되고, 비핵화가 진전돼야 가능한 인프라나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사업 경협은 장기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단기, 중기, 장기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경협 채비 분주= 재계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新)경제구상’이 북미회담을 계기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북사업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8일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 그룹 차원의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킨 뒤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며 상황 변화를 주시해오고 있다. ‘남북경협 TF팀’을 중심으로 금강산ㆍ개성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 재개를 비롯해 북한과 맺은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과 관련된 경협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광물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그네슘 원료인 마그네사이트광을 활용한 사업이다. 연료ㆍ발전ㆍ전선 등 인프라 업계도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점검 등 개성공단 재가동 움직임이 빨라지며 남북경협에 품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E1, SK가스 등 액화석유가스(LPG) 분야는 남북관계 경색 전까지 개성공단과 금강산 등에 LPG를 공급해왔기 때문에 가장 발빠르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선업계도 새로운 전력망이나 통신망을 구축할 때 필요한 대형 케이블, 광케이블, 산업용 케이블 등 전방에서 기회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남북경협에 대한 사전조사가 중시되면서 민간 경제연구소 역시 기존 대북 연구를 보완 발전시키며 관련 인력과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설립ㆍ운영하는 현대경제연구원은 대북 연구주제 초점을 건설 등 인프라와 자원개발 분야에 맞추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지난달 초 공석이던 통일연구센터장에 이해정 박사를 선임했고 인원도 보강할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남북경협특별위원회를 재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보조를 맞춰 ‘북한경제 마스터플랜 2.0’을 발표할 예정이다.

천예선ㆍ이세진 기자/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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