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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非대우 해외통 김형號, 적폐 털어낼까
대우건설 세번째 외부인 CEO
산은 ‘대우 출신’ 불신 재확인
외부진단 뒤 구조조정 나설듯


대우건설이 3번째 ‘외부인’ 최고경영자(CEO)에 도전한다. 현대산업개발 출신으로 국내통인 박창민 전 사장, 산업은행에서 보낸 재무통인 송문선 전 대표에 이어 다시 현대건설에서 출발한 해외통 김형 사장이다. 분식회계와 매각 실패를 겪으며 ‘대우’ 출신에 대한 산업은행의 철저한 불신이 드러난 셈이다.

역시 대규모 분식회계에 이어 산은 등 채권단 등의 추가지원까지 이뤄진 대우조선해양에 대우 출신 정성립 사장이 앉은 점과 대조적이다. 

대우건설 김형 신임사장(왼쪽)이 11일 취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정 사장은 현 정부 출범 전인 2015년 5월 취임해 올해 잇딴 수주로 경영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연임했다. 공교롭게도 정 사장은 1974년 산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3년간 근무했다. 뿌리가 산은이다.

최대주주인 산은의 의도는 김 사장의 취임사에서도 드러난다. 김 사장은 전일 취임사에서 최우선 과제로 재무건전성을 꼽았다. 지난해 호반건설로의 매각 실패 원인이 해외잠재부실에 있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하다. 2017년 진행했던 해외부실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걸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대우건설은 여전히 국내와 주택부분에서는 흑자지만, 해외에서는 적자다.

김 사장은 외부에서 컨설팅을 받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채권단 자금투입 전 매킨지의 경영분석과 국내 회계법인의 평가를 잇따라 받았다.

그는 “현재 우리 회사의 재무상태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실적과 불안정한 유동성 등으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며 “전사 차원에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필요하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수익성 악화 요인을 찾아 반드시 개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재무관리본부만 담당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리스크관리본부, 조달본부까지 함께 맡도록 한 데서도 확인된다.

CFO였던 송 전 대표가 퇴사하고 그 자리에는 대우건설 출신의 김창환 전무를 기용했다. 김 전무는 경영진단실장에 이어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김 사장은 외부출신으로 경력 대부분이 토목과 해외사업이다. 반면 김 전무는 대우 출신으로 내부사정을 잘 알고, 국내와 주택부문에 정통했다. 사실상 구조조정의 ‘야전사령관’인 셈이다. 구조조정의 폭과 깊이는 곧 이어질 상무급 인사에서 좀 더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편, 산은의 의도는 김 사장이 내세운 새로운 성장동력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조직 개편을 통해 전략기획본부 내에 북방사업지원팀을 신설했다. 태스크포스(TF) 수준에서 상설 팀으로 격상한 것이다. 김 사장 본인이 토목 전문가이지만, 무엇보다 국책은행인 산은이 남북경협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어서다. 

박일한 기자/jump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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