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먼저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G7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도 않은 채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른 것은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전 1시께다. 캐나다-싱가포르 간 비행 시간이 20시간 가량이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출발 시각이 이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당초 G7 일정을 모두 마치고 11일께에나 캐나다를 출발할 것이란 예상보다는 이른 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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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이용할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출발한지 불과 3시간 뒤였다. 김 위원장이 탈 비행기는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전 4시20분께 출발해 평양에는 10일 오전 7시 20분에 도착했다. 이후 2시간가량 뒤 이 비행기는 10일 오전 10시께 김 위원장을 태우고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 상공에서 편명을 바꿔 싱가포르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움직이고, 거의 동시간 대에 김 위원장 역시 싱가포르로 향한 것이다.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은 10일이다. 회담 당일(12일)이나 일러야 전날께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이란 관측을 깨고 이틀이나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해 역사적 회담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북미 회담의 중요성을 두 정상 모두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이 회담을 마치고 싱가포르를 떠나는 시간 역시 ‘밀당’의 연속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담 시작 이후 네다섯 시간 이후인 12일 오후 2시께 싱가포르를 떠나는 비행기에 오를 것이라 관측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 안팎에선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을 고려해 출발 시각을 당겨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회담 시작 12시간여를 앞둔 지난 11일 밤9시께, 전격적으로 싱가포르 투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회담 자신감’의 표현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백악관 역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떠나는 시각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떠나는 시각을 조정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 뒤 하루를 더 싱가포르에 머문 뒤 13일 오전 11시 비행기로 싱가포르를 떠날 것으로 관측됐으나, 백악관은 전날 12일 오후 8시에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출발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행(行) 비행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발(發) 비행기에는 김 위원장이 먼저 오르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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