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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루즈 타고올 감염병 원천봉쇄…‘스마트 검역’ 장착한 제주
6월 개항 예정 ‘서귀포 크루즈항’
중앙집중식 열감지 시스템 구축


역사의 아픔이 있었던 곳인지 최근 찾아간 제주 강정항은 제주시의 맑은 날씨와 달리 10m 앞도 보기 힘들 정도로 해무(바다에 끼는 안개)가 짙었다. 하지만 서귀포항에서 서쪽으로 8km 지점에 위치한 강정항(서귀포 크루즈항)은 최근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밀려드는 중국 관광객을 위한 크루즈항 개항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항공기에서 대형 여객선인 크루즈로 이동하면서 크루즈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제주가 유치한 크루즈 관광객은 195만명이었다. 이들로 인해 관광, 쇼핑 등 2조원 이상의 소비지출이 이뤄졌고 항만수입도 200억원에 달한다.

입국자를 열감지 카메라로 체크하는 검역관

실제 23일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지난 2014년 59만명에서 2016년 120만명으로 2배가 늘었다. 다녀간 크루즈도 240척에서 507척으로 늘었다.

사람이 많이 다녀가면 그만큼 감염병의 유입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제주를 크루즈로 많이 찾는 중국으로부터는 AI(조류인플루엔자)의 유입이 우려된다. 항공기에서 감염병이 발병하면 그 주위에 있던 접촉자만 조사하면 되지만 크루즈는 스케일이 훨씬 크다.

이선규 국립제주검역소 소장은 “항공기로는 한 번에 많아야 400명 정도가 타고 오지만 크루즈에는 보통 7000명 정도가 탑승한다”며 “이들이 한꺼번에 항에 내릴 때 빠르게 의심환자나 증상이 있는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 많은 인원이 동시에 빠져나오는데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열이 나는지 체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제주검역소는 스마트한 검역시스템을 도입해 감염병 유입 차단에 나서고 있다.

우선 입국자 정보를 통해 해외감염병의 비오염국가와 오염국가로 나뉜다. 비오염국가에서 입국한 사람들은 열감지 카메라를 통한 발열감시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통해 이상이 없을시 귀가하게 한다. 하지만 오염국가에서 온 경우 고막체온계로 체온 37.5도 이상의 발열감시를 실시한다. 증상자가 나올 경우 격리를 시킨 뒤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실시한다. 이상이 없다고 나오면 귀가를 시킨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모든 증상자를 걸러낼 수는 없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공항, 항만 등에 전자검역심사대를 설치했다.

이틀 통해 승객 체온이 자동 측정되고 고열자가 발생하면 자동 알림이 울린다. 입국자 정보를 통해 밀접하게 접촉된 사람들이 자동으로 생성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속히 확보한 명단을 통해 SMS 등으로 감염병에 대한 신고안내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6월 개항을 앞둔 서귀포 크루즈항에는 앞으로 ‘중앙 집중식 열감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3년 전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인한 변화이기도 하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는 오염지역 입국자를 수동으로 검역했지만 이후에는 오염지역 입국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입국자명부도 확보하게 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격리실확대, 검역인력 증원, SMS 문자 발송, IT기술을 접목한 전자검역대 설치 등 메르스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더 스마트해지는 검역시스템을 통해 해외감염병 유입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손인규 기자/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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