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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자 없다” “중국이 승리”…미ㆍ중무역 협상 두고 쏟아지는 혹평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협상에서 미국 협상단장을 맡았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무디스 “뭘 팔려는지도 모르는 협상”
NYT “중국팀 포기한 것 없다”

[헤럴드경제=이슈섹션]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만 만족한 ‘체면치레’에 불과하다는 혹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평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 중 어디도 승리한 곳이 없다는 힐난에서부터 중국이 승리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미국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냈다는 평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1일(현지시간) 미ㆍ중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 “그저 체면치레일 뿐이었다”는 혹평을 내놨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경제매체인 CNBC 방송에서 “이번 협상에서는 승자는 없고, 미국과 중국 모두 패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잔디는 “미국은 뭘 하려는지,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건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은 경쟁 우위의 기술 제품들을 중국에 팔려고 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상품으로 2000억 달러 어치를 더 팔겠다는 것인가. 그게 콩(대두) 또는 보잉 항공기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협상에서 구조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무역적자 축소’가 아니라 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초점을 맞췄어야 한다”라며 “어리석은 협상이었다”는 총평을 내놨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미ㆍ중 무역 협상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그나마 중국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21일(현지시간)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 구매를 늘리기로 하면서도 (얼마나 늘릴지) 구체적인 수치 합의는 거부했다”며 “중국이 별로 포기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NYT는 중국 승리의 배경으로 “미국의 관리들은 종종 일치되지 요구를 내놓는 ‘분열된 팀’이었고, 확신에 찬 중국은 적수 이상이었다”며 협상팀의 단결력과 응집력을 관건으로 봤다.

앞서 미ㆍ중 무역협상에서 단장을 맡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이 예고한 대중 관세부과를 유예한다”고 밝혔지만, 협상팀 일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은 관세와 투자제한, 수출 제한 등을 통해 우리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협상단장과 협상단 일원의 일치되지 않는 발언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무역 전문가들은 두 사람 사이에 톤과 실체의 차이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균열론’을 제기했다.

므누신 장관이나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무역전쟁 우려에 따른 시장의 반응을 고려해야 하고,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은 시장에 혼란이 오더라도 대중제재를 강조하려는 입장이다. 서로 입장이 상이하다보니 협상단 내부 의견 조율이 원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무역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앞서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미ㆍ중 1차 무역협상에서 나바로 국장이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폭언을 했다는 전언도 있어 미국 협상팀 내 ‘균열론’이 힘을 얻고 있다.

NYT는 이에 반해 “시진핑 주석의 최고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팀은 작지만 응집력 있는 팀”이라며 “한때 정책 결정에 한 달이 걸리던 모습을 벗어나 이제는 중국의 정책 결정이 하루 만에도 가능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미ㆍ중 무역협상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곳은 백악관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미ㆍ중 무역 협상에 관해 “중국은 막대한 양의 농축산물을 추가로 사들인다는데 합의했다. 수년 만에 우리의 농부들에게 일어날 최고의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중국 관련 장벽과 관세가 처음으로 떨어지게 됐다”고 자화자찬 했다.

그러나 애초에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치로 내세웠던 ‘2000억달러 수출 증대’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콩(대두) 팔아 2000억 증대 이룰 수 없다”는 무디스의 혹평 뿐 아니라, NYT도 미국에서의 생산량이 이례적으로 급증한다는 전제라면 대두에서 50억달러, 화석연료에서 90억 달러 정도 수출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의 생산성 증대가 이뤄지더라도 140억 달러 이상은 수출 증대가 불가능 하며, 2000억 달러 수출 증대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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