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저녁으로 초소 돌며 장병들에 우유 나눠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는 22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공군 최초 여군 스님이 화제다.
지난해 7월 군종장교 39기로 임관해 올해 군종법사로 부처님 오신 날을 처음 맞이하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 자원스님이다. 본명이 홍순영인 자원스님은 현재 나이 만 34세로, 부대 내에서는 ‘우유 스님’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유는 매일 아침과 저녁 비행단 초소를 돌며 경계근무를 서는 초병들에게 우유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공군은 “자원스님이 전해주는 우유는 초병들에게 잠시나마 근무로 인한 피로를 잊게 해주며 마음의 작은 위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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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공군] |
공군 창군 이래 최초의 여군 군종법사로 부임한 자원스님은 경상북도 칠곡에서 태어나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공군은 전했다.
공군은 자원스님이 특별한 계기 없이 고등학교 3학년때 스님 추천으로 100일 기도를 하다가 ‘스님이 되게 해달라’라고 기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출가했다고 전했다.
자원스님은 출가 후 동학사에서 4년, 해인사에서 3년 수행한 뒤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 공군 군종법사로 지원했다.
그는 대학 재학 중 남다른 학구열을 보여 주변에서 공부를 계속해 학자가 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이 수행하며 닦은 공덕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회향’을 실천하고 싶다며 군종법사가 되기로 했다.
현재 조종사를 양성하는 훈련비행단에 근무하면서 매주 수요일 저녁 학생 조종사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있다.
부처님 법문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 조종사들을 상담하기도 한다.
공군은 “지난해 자원스님과 함께 한 학생 조종사들은 훈련을 마친 이후에도 계속 자원스님과 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원스님은 공식 법회시간 이외에도 수시로 장병드로가 차를 나누며 그들의 고충을 나누고 있다.
자원스님은 자신이 행자 시절,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만 했던 경험을 되돌아보며 병사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면담을 통해 자살을 생각하던 병사를 발견하고 상담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원스님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그는 “출가 후 공부를 열심히 하면 깨달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부처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님처럼 부족하나마 제가 닦은 공덕을 회향해 어려움을 함께 하는 군종법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