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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심리학자가 본 드루킹 편지…“죽음의 마지막 단계 이르러”
-처벌 수용…‘다 같이 죽자’는 심리
-드루킹, 굉장히 지능적인 인물 평가
-김경수, 상황 역전시킬 수 없다고 믿어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 씨의 옥중편지를 본 범죄심리학자 문준섭 카톨릭관동대 교수는 “드루킹이 ‘죽음의 5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수용’ 단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21일 헤럴드경제가 분석 요청한 드루킹 옥중편지에 대해 “자살을 하려는 사람 또는 수감된 범죄자가 보이는 죽음의 단계를 그대로 거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쿼블러 로스가 발표한 죽음의 5단계는 ‘부정-분노-협상-우울-수용’ 다섯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 씨가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교수는 “지금까지 언론 기사를 보면 드루킹은 구속 이후 김경수 의원에게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 것이 잘 드러난다”며 “이후 검찰과 협상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제는 자신의 처벌을 수용하고 ‘이왕 이렇게 된 것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옥중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중편지에 시기와 장소, 행동 등이 자세하게 묘사한 것에 대해서는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한 것은 국민에게 ‘좀 더 자세히 알아봐 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김경수 의원을 향했다기 보다는 여론을 돌리기 위함이 크다”고 설명했다.

옥중편지에는 “김경수가 매일 적어도 저녁 11시에는 확인했다” “김경수 의원에게 매크로를 직접 보여주며 진행해도 되겠느냐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등 여러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 있다.

문 교수는 김 씨에 대해 자애심이 과잉된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1000만 명의 방문객이 온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내가 원하면 정권도 교체할 수 있다’는 허황된 생각을 품게 됐을 것”이라며 “김경수와 메시지 대화를 한 것을 보면 김 의원의 부탁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확실한 어조로 짧게 대답한 것에서 그런 자애심 과잉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문 교수는 김 씨가 광기 어린 사람 정도로만 언론에 알려졌지만 사실은 굉장히 지능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검찰 구속 이후에는 검찰과도 협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알려졌던 드루킹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대안과 빠져나갈 방안을 고안해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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