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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백악관 內 커지는 북미회담 회의론
- 백악관 內 북미정상회담 회의론 커져… “북미회담 계획 복잡해져”
- 문재인 대통령 “백악관,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대응” 주문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악관 내에서 북미정상회담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이례적으로 한미정상 간 통화가 있었던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조함’의 표현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미회담에 부정적인 백악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란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북한의 강경 돌변에 대해 한국에 조언을 구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통화는 북한이 비핵화 합의 도출에 진지하지 않은 것 같다는 우려가 백악관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 준비 계획이 복잡해진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한미정상통화 내용을 잘 아는 인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미정상간 통화 시점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한미정상회담은 22일(미국 현지시각) 열리는데, 이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요청으로 한미정상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통화 시각도 미국 기준으로 밤 10시가 넘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던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진짜 속내’를 듣고 싶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20분간 이어진 한미정상간 통화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묻고 문 대통령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강경 태도로의 돌변의 의도가 무엇인지 물었고, 문 대통령은 “백악관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당사자(트럼프)가 ‘중개인(문재인)’에게 상황 변화에 대해 ‘추궁’을 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미정상간 통화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북미정상회담 성공 개최 의지가 크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북한측에 보냈다는 설명이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자신이 정말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해시킴으로써 북한과의 ‘쇼’가 계속 진행돼 나가길 원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는 북한의 비핵화 모델과 관련해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창해온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보장과 ‘경제적 보상’도 약속하면서 북한 달래기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 역시 북한의 태도 변화에 별다른 ‘뾰족한 수’를 현재로선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남북정상간 핫라인 통화는 이미 지난달 20일 선로 개통이 완료됐으나 첫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측은 남한 기자단의 ‘풍계리 핵시험장’ 참관을 위한 참가자 명단 전통문 수신도 하지 않고 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직접 남측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남북고위급회담 재개최가 근 시일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리선권은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다.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은 주변 동료들에게 “회담이 잘 추진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를 인용해 “남북 정상 간 ‘평화회담’이 희열감을 가져다준 뒤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 북한이 더는 비핵화를 원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며 북한이 이미 ‘판문점 합의’의 일부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 관리가 “더 많은 조율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시간이 남아있지만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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