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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 뜨면, 우선주로 우르르”…우선주의 마법
- LG家 경영인 변경ㆍ남북경협 기대감에 우선주 급등
- “수급에 따른 변화…우선주 주가가 보통주 뛰어넘기도”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테마가 뜨면 관련 우선주(株)로 개인투자자들이 우르르 몰리고 현상이 최근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기업 기초여건)과 상관없는 우선주 투자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우선주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이익 분배와 이자 배당에 있어서 우선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주식을 뜻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 4세 경영인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관련 우선주인 깨끗한나라우(30%)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종목은 지난 17일에도 13.7% 올랐다. 깨끗한나라는 최대주주인 희성전자가 구광모 상무의 친부가 이끄는 희성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주목 받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구 상무의 친부이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그룹 계열사인 희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말 현재 깨끗한나라 주식 28.2%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우선주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통상 우선주는 배당 매력 때문에 연말에 매수세가 몰리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주가 급등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기대감에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현대건설 우선주 외에도 현대비앤지스틸, 쌍용양회, 남선알미늄 등 남북 경협 테마주로 거론된 상장사들의 우선주가 대폭 상승했다. 상장 우선주 116개의 최근 3개월 동안 평균 수익률은 30%에 육박한다. 이 기간 계양전기우는 561.9%, 현대건설우는 460.4%, 성신양회우는 217.4%가량 시세가 올랐다. 116개의 우선주 중 오른 종목 수만 78개다. 이미 보통주 가격을 상회하는 우선주도 속출하고 있다. 남선알미늄은 보통주 가격보다 9배 이상 높고, 깨끗한 나라 우선주도 보통주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현재 현대건설과 계양전기 우선주를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현대비앤지스틸ㆍ남선알미늄ㆍ대원전선의 우선주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흥미로운 점은 줄줄이 우선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이 주식들의 전체 시가총액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상장주식 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저유동성 종목이 대부분 상승한 탓이다. 주가 상승률이 높은 흐름을 보였던 상위 우선주 20개 종목의 평균 상장주식 수는 82만주 수준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들이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상당수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우선주가 급등하는 이유로 ‘주도주 부재’를 꼽는다. 하 연구원은 “반도체, 바이오 등 주식시장을 주도해 온 업종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자, 시장은 주도주 찾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갈 곳 잃은 일부 자금이 우선주로 유입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급등 우선주를 대상으로 한 개인들의 단기 투자를 우려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우선주 급등 현상은 국내시장 이슈 부재와 괴리율(보통주와 우선주 간의 가격 차이) 확대라는 계절적 요인이 우연히 겹친 것으로 우선주를 단기 테마 측면에서 접근하기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일부 우선주들이 상승을 주도하는 현상황을 우선주 전반의 강세 흐름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며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은 펀더멘털 요인이 아닌 단순 수급 영향으로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주 거래는 시장심리로 올라가는 투기 영역이기 때문에 기대를 반영하되 전방위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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