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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찾았던 태양광 업체, 잇달아 파산 선고
-세미머티리얼즈 파산…한국실리콘은 또 회생절차
-법정관리 왔지만 난관 부딪쳐…장기 시장 침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법원을 찾아 회생절차를 밟은 태양광 업체들이 잇달아 재기에 실패하고 있다.

수원지법 파산2부(재판장 김승표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6일 태양전지용 웨이퍼 및 장비 전문업체인 세미머티리얼즈에 직권파산을 선고했다. 5년간 회생절차를 밟았지만 결국 회사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앞으로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을 통해 재산과 채무를 정리하는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이 업체의 자문을 맡았던 박제형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2012년 당시 회사 매출이 2000억원에 달했고, 해외에서 기술력도 인정받았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사진=123rf

앞서 지난 4일에는 국내 폴리실리콘업계 2위, 세계 10위 업체인 한국실리콘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2012년에 이어 두번째로 법원 문을 두드리게 됐다. 이 밖에 롯데정밀화학이 미국 선에디슨과 설립한 합작회사 에스엠피(SMP)는 지난해 12월 울산지방법원에서, 태양광발전 웨이퍼 전문기업인 넥솔론은 같은 해 11월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법원에서 1년~2년가량 회생절차를 거치며 부활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공급 과잉이 심해진 탓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나빠진 영업환경이 수년째 지속되자 법원에서 채무조정을 받은 국내 중소ㆍ중견업체들도 결국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4년 135개였던 국내 태양광 업체수는 2016년 108개로 감소했다.

넥솔론 사건을 대리했던 이완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법원에서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후에도 영업손실이 지속됐다”며 “중국과의 치킨게임에서 버티는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견뎠지만 시장이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회생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매각도 시도했지만 매번 유찰됐다”며 “대체에너지 붐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법원에서 성공적으로 회생절차를 졸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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