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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유경제 렌털전성시대]평범한 직장女 샤넬백을 들다
본지 기자 렌털서비스 체험기
명품렌털 검색후 렌털사 선택
대여시작·종료일 선택하면 ‘끝’
6만9000원에 코코핸들 주인으로
가치소비로 과잉소비 제어가능


#. “룸메이트 3명이랑 사는 백수가 어떻게 루이비통백을 들고 다닐 수 있죠?”, “‘백바로오어스틸(Bag Borrow or Steal)’에서 빌린거에요. 핸드백을 위한 넥플릭스 같은 곳이죠”, “내가 여태 왜 그런 곳을 몰랐죠?!!”….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이다. 여주인공 캐리가 자신의 비서 면접을 보러온 루이스의 ‘빌린 루이비통’이라는 천진한 대답에 신세계를 발견한듯 놀라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20~40대 여성들 사이서 명품 렌털이 합리적 소비로 각광받고 있다. 어떤 시스템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을까, 직접 이용해봤다.

‘명품 렌탈’을 검색 후 M사를 선택했다. 이곳은 지난 1월 문을 연 곳으로 명품가방 중에서도 요즘 ‘가장 잘 나간다’는 아이템만 모아놓았단다. 

잠시나마 샤넬백이 주인이 되는 방법은 간단했다. 먼저 사이트를 통해 가방을 고른 후, 대여 시작일과 대여 종료일을 선택하면 된다. 샤넬 가브리엘 호보백과 백팩, 코코핸들, 보이클러치, 구찌 GG마몬트, 구찌 디오니소스, 발렌시아가 바자백, 에르메스 에르백…. 고민할 필요도 없다. ‘샤넬로 가즈아’를 외치며 예약 버튼을 눌렀다. 매장에서는 물건이 없어 난리통이라는 가브리엘(Chanel’s Gabrielle Bag) 시리즈를 골랐다. 가브리엘은 코코 샤넬이라 불렸던 디자이너 샤넬의 본명(Gabrielle Chanel)에서 따온 가방으로, 2011년 보이백 이후 6년 만의 새로운 라인 론칭으로 패션피플을 열광케한 주인공이다. 

명품 렌털 온라인몰 M사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실제 명품 매장의 포장서비스와 똑같이 재현한다. 명품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다는 게 이 업체 측 설명이다.
말쑥한 정장 차림, 신사적 매너를 갖춘 직원이 고객에게 명품을 전달한다. 매장에서 환대를 받으며 명품을 구입할 때의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약속 시간, M사의 직원이 약속 장소로 왔다. 말쑥한 정장차림에 신사다운 매너까지 겸비했다. 검정박스를 감싼 블랙리본이 시크한 매력을 뿜어낸다. 샤넬 가브리엘 호보백 미디움 사이즈의 대여가는 1박2일에 7만9000원. 국내 백화점에서 472만원 정가의 1.7% 가격으로 하루동안 샤넬백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409만원짜리 코코핸들(미니)는 6만9000원이면 손에 넣을 수 있다. 5박6일 이상이면 50% 할인가가 적용된다.

M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승무 대표는 “30대 중후반의 기혼 여성이 전체 고객의 70%에 이른다”며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가장 많을 줄 알았던 초기 예상과 달리, 자녀의 유치원, 학교 행사 등 학부형 모임에 참석하는 주부들의 수요가 높다”고 했다. 물론 미혼 여성 고객도 적지않다. 주로 결혼식이나 소개팅, 특별한 모임에 자신의 ‘품위’를 지켜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명품 렌털을 이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명품을 단순 과시용으로 이용하기 보다 브랜드 감성을 체험하기 위해서나, 구매 전 자신에게 어울리는 지, 실용적인 지 판단하는 용도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며 “명품 렌털은 가치소비적 측면에서 합리적 구매방식이자 과잉 소비를 막는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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