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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배려가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분리수거 사각지대’ 화장실 휴지통은 종합쓰레기장
-휴지ㆍ캔ㆍ종이 등 분리수거 쓰레기 다수
-“분리 귀찮아”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기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먹다 남은 과자, 음료수 캔, 일회용 커피 컵, 화장품 종이박스….

지난 16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 화장실 휴지통엔 휴지만 있는 게 아니라 온갖 쓰레기가 발견됐다. 종이, 플라스틱, 비닐처럼 재활용을 해야 하는 쓰레기도 다수 있었다.

다른 상가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찾은 마포구의 한 쇼핑몰 상가 화장실 휴지통에는 유리컵, 양말 등도 버려져 있었다. 화장실에서 나왔을 것이라곤 볼 수 없는 생활쓰레기였다. 이 때문에 화장실 청소하는 작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가 화장실 청소를 하는 직원 이모(58) 씨는 “버려진 휴지들 사이에서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것은 매우 곤욕”이라며 “도대체 화장실 휴지통에 왜 모든 쓰레기를 다 버리는지는 모르겠다. 정기적으로 치우는 사람이 있으니까 주변 상점 사람들이 버리기 귀찮은 것들을 다 버리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화장실 휴지통에 일회용 커피잔, 과자 봉지, 비닐봉지 등이 버려져있는 모습.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심지어 비닐봉지 안에 음식물, 영수증, 플라스틱 케이스 등을 담아 묶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려야 할 것들이었다. 휴지통이 다른 쓰레기로 가득 차자 정작 휴지를 넣을 공간이 부족해 휴지가 넘치는 경우도 많았다. 한 청소작업자는 “화장실 휴지통에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버리는 사람은 분명 상점 사람들”이라며 “한번은 비닐봉지에 의류관련 로고가 찍혀 있길래 주변 옷 가게를 전부 돌아서 범인을 찾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시민들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청결해야 할 화장실 휴지통에 잡다한 쓰레기가 넘치니 불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주부 한자연(34ㆍ여) 씨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굳이 화장실 휴지통에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화장실 안엔 보는 눈이 없다는 것을 알고 하는 고의적인 행동”이라며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물관리 업체에서는 시민들이 자신의 화장실 쓰듯 건물 화장실을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업체 관계자는 “화장실에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잡기도 힘들어 결국 시민들의 양심에 맡겨야 한다. 고생하는 청소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에티켓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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