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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끔찍한 대학살” vs. “자제력 있는 대응”…안보리서도 이-팔 충돌
팔, 군사작전 중단ㆍ국제적 조사 요구
美 “이스라엘은 자제해…하마스 탓”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일어난 대규모 유혈 사태와 관련한 국제 사회의 후속 대책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미 대사관 이전 반대 시위에 나선 팔레스타인인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60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 측이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면서 갈등만 깊어진 모양새다.

15일 미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리야드 만수르 유엔주재 대사는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자행한 끔찍한 대학살을 가장 단호한 어조로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중단과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팔레스타인 주민 약 4만명은 전날 가자지구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데 반발해 시위를 벌였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다. 유엔은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 예루살렘을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 도시로 인정한다. 하지만, 미국의 결정은 이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샀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시위대에 실탄 사격해 최소 60명이 숨지고 2700여명이 다쳤다. 사망자수는 2017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적으로 폭격한 후 최다치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이날 안보리에서 “살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면서 “이스라엘은 군사력 사용을 조정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이스라엘군의 무력 사용을 “끔찍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유엔의 팔레스타인 인권조사관 마이클 린크는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자제력 있게 대응했다”며 비난 여론을 반박하고 나섰다.

헤일리 대사는 “여러분의 국경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누가 허용할 수 있겠느냐”며 “테러조직 하마스는 미국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긴다고 결정하기 오래전부터 폭력을 조장했다”며 그 책임을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 탓으로 돌렸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모든 죽음은 하마스의 테러활동의 결과”라며 “시위가 아닌 폭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쿠웨이트는 팔레스타인 보호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해 초안을 마련 중이다. 다만,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제 사회는 이번 사태의 대책 마련을 위해 당분간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는 오는 18일 특별회의를 열어 가자지구 인권 악화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 개최는 팔레스타인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맹(AL)도 17일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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