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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유튜브 시대의 케이팝, 新한류 이끈다
[헤럴드경제 TAPAS=이유정 기자] “그냥 갑자기 튀어나왔으니까. ‘언제 갑자기 얘네가 이렇게 된 거냐’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의 말이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무대를 앞두고 서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2월 ‘방탄소년단과 K-pop의 미래’를 주제로 한 KBS ‘명견만리’로 전파를 탔다.

같은 질문은 글로벌 음악 장르로서의 케이팝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언제 갑자기 케이팝이 이렇게 된 건가?’

‘2017 한류백서’는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류 문화콘텐츠 분야별 주요 현황을 한류 연대기로 정리했다[제공=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17 한류백서’…케이팝 재도약한 한 해
2017년은 케이팝이 재도약한 한 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17 한류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1위는 ‘케이팝(16.6%)’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한류 콘텐츠 1위도 케이팝(47.1%)이 차지했다. 2016년 대비 11.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한국음식’, ‘IT산업’, ‘뷰티’를 제쳤다. 특히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조사는 전 세계 16개국 15세~59세 남녀 7800명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 연상 이미지 Top5

인기 요인은 지역별로 달랐다. 아시아에서는 ‘매력적인 외모와 스타일’, 미주ㆍ유럽ㆍ아프리카에서는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리듬’, 중동에서는 ‘뛰어난 퍼포먼스’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케이팝 인기 요인

만나고 싶은 한류 스타에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으로 Top 5에 이름을 올리며 싸이, 이민호, 송중기, 송혜교의 뒤를 이었다.


■방탄소년단ㆍ트와이스, 단발성 아닌 ‘지속성’ 주목
지난해 케이팝의 약진에는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가 있었다. 이들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케이팝이 보편적이고 장기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된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는 ‘2017 한류백서’를 통해 “싸이 이후 케이블이 아닌 미국 지상파 채널에 지속적으로 한국 가수가 출연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며, 단발적인 싱글 히트가 아닌 지속적인 빌보드 앨범 차트 진입을 이뤄낸 한국 가수도 방탄소년단이 최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경과 상관없이 해외 팬들과 상호 영향력을 주고받는 케이팝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는 한동안 침체됐던 일본 시장에서 케이팝을 부활시켰다. ‘TT포즈’가 유행하는 등 10대~20대의 젊은 층을 사로잡았고 앨범 ‘#TWICE’가 오리콘 주요 차트 1, 2위에 오르며 성공을 거뒀다. 일본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의 글로벌 음악 시장이다.

트와이스[제공=JYP엔터테인먼트]

2015~2016년 글로벌 케이팝 스타로 언급된 가수들


■유튜브 시대의 케이팝
5월 현재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채널 BANGTAN TV에는 950여 개의 영상, 네이버 V앱에는 450여 개의 방송이 올라와 있다. 이 같은 콘텐츠들은 공개된 지 몇 시간 만에 영어로 번역되고 다시 수십여 개의 언어로 번역돼 유튜브에 업로드된다. 모두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영상이다.

유튜브는 특히 동아시아 외 지역에서 케이팝이 인기를 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음악적으로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보편성을 갖추되 음악 외적으로는 로컬한(지역적인) 특색을 띠는 것이 케이팝의 매력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유튜브의 확산으로 과거에 비해 시각적인 이미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음악의 질적 향상은 물론) 음악 외적인 요소가 강조되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이어 "케이팝의 뮤직비디오나 무대 등에는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다"면서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라곤 할 수 없지만 해외 수용자들은 이 역시도 한국적인 요소로 인식을 한다”라고 말했다.


해외 팬들은 리액션이나 커버 댄스, 뮤직비디오 분석 영상 등을 적극적으로 만들며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고 케이팝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사진=유튜브 캡쳐]

음반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특정 가수나 장르가 음악 시장 전체를 지배하는 흐름도 사라졌다. 이 교수는 “음악을 듣는 방식이 모바일 스트리밍 중심으로 바뀌며 음악 시장이 세분화, 다변화됐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튜브 의존도가 높은 해외 팬들은 남들과 다른 신선한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서 대해 자부심이나 응집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케이팝 관련 온라인ㆍ모바일 채널 이용도 미주 권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브라질의 네이버 V앱 월간 이용자 수는 2016년 1월 대비 128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역시 같은 기간 109%가 증가했다.

미국은 사용자 수 대비 유료 구매자의 비율이 대만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구매력이 높았다.

V앱 2017 상반기 사용자 수 대비 유료 구매자 비율


■‘교류’, ‘인프라’ 살펴야
3세대 아이돌로 새로운 전기를 맞은 케이팝 한류가 자칫 애국주의로 소비되진 않을까. ‘두유 노 김치?’에 이은 ‘두유 노 강남스타일?’은 서구로부터 한국 문화를 인정받는 한편 문화적 우월감을 느끼려는 경향성을 드러냈다.

김용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은 “수입은 않고 수출만 하는 한류 채권주의, 한국 만세를 외치는 한류 민족주의”를 언급하며 “한류의 본질은 ‘교류’”라고 강조했다.

한류가 그동안 성과에 주목하며 글로벌 스타 및 대형 기획사 등 소위 ‘국위선양 플레이어’들에게만 논의가 집중된 점도 개선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한류란 말은 사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단어”라며 “케이팝의 성과는 지난 10년의 결과가 이제 눈 앞에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의 음악 산업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애쓴 구성원들을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차 평론가는 “지금의 한류를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10년 후 음악 산업을 어떤 식으로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며 “결국 사람을 만드는 일로, 좋은 인재들이 음악 산업 분야에서 더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음악 산업이 과연 그런 판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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