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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꽉 막힌 국회 풀어 낼 정치력도 의지도 없는 정치권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간 접촉이 계속되고 있지만 갈등의 골은 되레 더 깊어지는 정치권 모습이 딱하고 답답하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손에 쥔 성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른바 ‘드루킹 특검’을 둘러싸고 입장 차를 한 치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는 4일 다시 만남을 갖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들어보인다. 더욱이 김성태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 단식 투쟁을 선언해 타협의 실마리 찾기가 더 어렵게 됐다.

국회가 꽉 막힌 것은 정치력 부재와 정치권의 의지부족이라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국회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진정성이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여야 대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드루킹 특검만 해도 접근 시각이 지나치게 당리당략적이다. 그러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 흘러가는 상황이 그렇다. 여야 접촉과정에서 민주당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을 처리에 협력하면 드루킹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은 그리 화급한 사안은 아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이후에 절차를 밟아도 늦지 않다. 이런 내용을 민주당이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굳이 이 시점에서 협상 카드로 내미는 것은 특검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국회를 열고 특검이 시작되면 야당의 공세가 봇물을 이룰게 뻔한데 그 판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도 다를 게 없다. 드루킹 사태는 바닥을 헤매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조건 없는 특검’을 내세우는 것은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뜻이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이 상당한 성과로 이어지면서 야권의 입지는 더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홍준표 대표의 도를 넘는 색깔 공세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강경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 농성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국회에 쌓여있는 민생 법안이 수천 건이다. 당장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덜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 처리돼야 하고, 미세먼지 저감관리법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된 시급한 현안도 한 두 건이 아니다. 그런데도 국회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게 한 달이 훨씬 넘었다. 서로 한 걸음 물러나 접점을 찾는 정치력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된다. 민주당은 과감히 특검을 수용하고, 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에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정쟁 놀음’으로 시간을 허송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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