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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안정보의 개념’ 재정립에 부치는 제언 -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소장)
-‘치안정보’ 개념 정립되면 정보국의 명칭 ‘치안정보국’이 합당

경찰 민간 자문기구인 경찰개혁위원회는 전 정권에서 사찰 의혹 등 각종 구설에 오르내렸던 정보경찰에 대한 개혁방안을 지난달 27일 확정하여 경찰청에 권고했다고 이달 2일 밝혔다. 그 주요 골자는 ‘치안정보’의 개념 재정립과 경찰청 정보국의 명칭변경ㆍ인력ㆍ조직ㆍ기능 축소, 경찰정보관(IO)의 정당ㆍ언론사ㆍ시민단체 등 민간영역 상시 출입 등을 폐지하라는 내용이다. 이는 그간 그 개념과 범위가 분명치 않았던 ‘치안정보활동’이 ‘헌법질서에 반하며 인권침해적 요소가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날 필자가 일선 경찰서 정보경찰 업무 20여년을 통해 체득한 경험으로 보더라도 분명 ‘치안정보’의 넓이와 깊이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그 용어의 개념이 모호했음이 사실이다. ‘까마귀 우는 소리 하나라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는 광범한 정보관(情報觀)으로 ‘세상만사의 흐름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이 정보경찰의 사명인 양 전래되거나 이해되기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즉 재래의 ‘치안정보’ 활동의 양태에 무분별하거나 통제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경찰청도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민간영역에 대한 경찰정보관의 상시출입 중단을 즉시 시행키로 하는 한편 경찰청 정보국의 광범위한(모호한) 정보수집 활동의 근거가 되었던 경찰법(제3조)과 경찰관직무집행법(제2조)상 ‘치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기능을 ‘공공안녕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 및 대응’ 기능으로 법문(法文)을 개정하여 ‘치안정보’의 개념을 명료히 하는 한편 정보국의 명칭도 바꾸기로 했다. 법률의 명확성 원칙으로 보나 국민의 인권 지향적 생활상으로 보아 이는 옳은 판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숙고가 필요한 부분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 즉, ‘치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라는 직무(용어)를 법제 환경과 시대상에 맞게 변경함에 있어 ‘공공안녕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이라고 바꿈이 최적(最適)한 표현인지 여부다. 이 ‘공공안녕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이라는 문구에 경찰의 궁극적 목적인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대한 위험방지’와 정보경찰 존립의 근간이라 할 ‘사회 불안요소에 대한 예고적 기능’의 다양성과 효율성의 긴요함이 충분히 담겨 있는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예컨대 변경하고자 하는 법문에서 말하는 ‘공공안녕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에 있어 그 요령(수단과 방법)이 무엇인지가 막연하여 향후 정보경찰활동 상 비능률을 초래하거나 정보경찰의 또 다른 일탈로 지적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치안정보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라는 용어를 ‘공공안녕의 위험성에 대한 예방 및 대응’으로 변경하는 것보다 업무의 목표가 좀 더 정려된 ‘공공의 안녕에 대한 위험 요소 파악 및 대응’으로 문장을 바꿈이 어떨까 한다.

정보국의 명칭 변경 문제는 치안정보의 개념이 새롭게 정립됨을 전제한다면 굳이 ‘공공안전국’ ‘공공안전과’ 등과 같은 매우 낯선 이름(우회된 명칭)을 끌어오기 보다 국민들의 이해가 쉽게 닿을 수 있는 ‘치안정보국’ ‘치안정보과’로 고쳐(다듬어) 부름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합당하리라 본다.

끝으로 이번 권고안에 따라 그간 정보경찰이 최대의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시정(市井)의 정서를 견문하여 요로(要路)에 전파해오던 ‘생생한 민심과 여망’이 시책에 반영될 창구(기회)가 사라지거나 줄어들게 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국민과 정부 기구간 소통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오늘날의 사회현상으로 보아 아쉬움이 너무나 큰 조처인 바, 이를 어떻게 보완하고 대체할지에 ‘치안정보 개혁안’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음을 특히 강조해 두고자 한다.

▶김종식 프로필=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ㆍ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ㆍ치안정보20년ㆍ경찰학강의10년ㆍ(전)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 저서:경찰학개론ㆍ경호학ㆍ탐정학술편람ㆍ민간조사제도(사설탐정)칼럼집ㆍ민간조사학(탐정학)개론ㆍ정보론外. 탐정법(공인탐정법ㆍ민간조사업법)ㆍ탐정업(사립탐정ㆍ공인탐정ㆍ자료수집대행사ㆍ민간조사사 등 민간조사원과 민간조사업) 등 탐정제도와 치안ㆍ사회 관련 30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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