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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교통 불비해 민망”…北 낙후성 우회 언급 눈길
-“평창 고속열차, 다들 좋다고 하더라”
-인민대중제일주의와 맞닿아 있는 듯

[헤럴드경제=판문점 공동취재단ㆍ신대원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내 교통형편이 낙후됐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이날 오전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환담장 정면에 놓인 박대성 작가의 ‘장백폭포’와 ‘성산일출봉’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판문점 평화의 집 북한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에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며 “그런데 중국 쪽으로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며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또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시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면서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해 서울-강릉간 운행된 KTX 경강선 열차를 타고 평창을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북한의 교통형편이 남측에 비해 낙후됐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 스스로 북한을 ‘가난한 나라’라고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 위원장이 내세우고 있는 ‘인민대중제일주의’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북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직후부터 북한 주민들의 생활개선 및 경제성장과 관련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제시했다.

특히 작년 전국에 중계된 육성 신년사에서는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한해를 보냈다”면서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며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ㆍ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사실상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당 노선을 발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최근 북한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잇단 핵ㆍ탄도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전례없는 제재와 압박에 직면하면서 실질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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