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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정상회담 D-1] 실향민·개성공단·북한인권…기대감 커지는 ‘희망 회담’
비핵화·개성공단 재개 등 다양한 목소리
인권단체 “정부, 北인권문제 논의” 촉구


“내가 태어난 고향 모습을 멀리서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자다가도 문득 떠오릅니다. 그 고통을 누가 알 수 있겠어요? 다른 중요한 일도 많겠지만, 늙은 실향민들의 마지막 꿈을 꼭 이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을 강원도에서 지냈지만, 정작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에는 60년 넘게 가보지 못했다는 실향민 김종훈(71) 씨는 누구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기다렸다. 전쟁 통에 함께 내려온 부모님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숨을 거뒀고, 함께 외로움을 달래던 실향민 모임 회원들도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이산가족 상봉 얘기가 자꾸 나오면서 실향민들의 기대도 점차 커지고 있다”며 “고향땅 다시 밟아보는 게 소원인 늙은 실향민들의 마음이 이번 정상회담에 조금이라도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정상회담을 기다려온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들뜨고 있다. 당장 헤어진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의 애타는 바람부터 한반도 비핵화를 바라는 평화의 목소리, 열악한 북한의 인권 문제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탈북민 지원사업과 이북도민 지원을 맡고 있는 이북5도위원회 역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들의 고향 방문이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위원회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그 어느 때보다 관계 발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실향민들의 꿈이 이번 회담을 통해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 중단’을 선언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도 더 커진 상황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의와 추진방향’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단계적 포괄적 북한 비핵화 유도를 견지해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4자 또는 6자회담 추진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6년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폐쇄됐던 개성공단의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지난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첫 삽을 뜬 개성공단은 그간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핵실험으로 결국 지난 2016년 2월 폐쇄돼 현재까지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개성에 입주했던 123개 기업 중 상당수는 지금도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회담 성사로 입주기업들에게는 다시 희망이 생겼다”며 “개성공단 재개뿐만 아니라 추가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자칫 논의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북한 내 인권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엔 인권위원회 서울사무소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국제인권단체들의 촉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외 40개 인권 단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문제가 반드시 의제로 포함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남북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향후 모든 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반드시 의제로 포함해야 한다”며 “인권 개선 문제로 북한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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