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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노사합의 극적타결] 군산공장 폐쇄부터 잠정합의까지…한국GM 70일 일지
- 한국GM 노사, 70일 만에 극적인 협상 타결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GM 사태가 극적 타결됐다.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된 후 정확히 70일 만이다.

한국GM 노사는 23일 ▷2018년 임금인상 동결 및 성과급 미지급 ▷단체협약 개정 및 별도 제시안 ▷미래발전 전망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군산공장 직원의 고용 관련 사항 등의 내용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번 합의로 인해 한국GM은 경쟁력있는 제조기업이 될 것이다. 노사교섭 타결을 통해 GM과 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 및 정부로부터 지원을 확보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한국GM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전격 폐쇄가 발표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폐쇄가 발표되기 1주일 전 메리 바라 GM 회장이 미국 현지 컨퍼런스콜을 통해 “독자생존 가능한 사업을 위해 한국GM에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의 구조조정 움직임이었다.

한국GM은 지난 2014~2017년 4년 동안 누적 적자가 2조5000억원 가량에 달했다.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되자 지난해부터 ‘설(說)’로만 돌던 GM의 한국시장 완전철수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폐쇄 발표 1주일 전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던 노조는 회사가 자신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GM 철수에 1만6000명 한국GM 임직원은 물론 수백곳의 협력업체 등 약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걸린 만큼 우리 정부 역시 GM의 속내를 파악하고 협상하기 위해 애썼다.

한국GM 사태의 ‘데드라인’은 총 세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글로벌 GM 본사의 ‘신차 배정 시한’이었던 2월 말이다.

GM 본사가 전세계 공장에서 생산할 신차를 배정하는 시한에 맞춰 고비용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이었다.

GM은 이같은 입장을 토대로 정부와 산업은행의 ’조건부 신규투자 참여‘ 방침을 이끌어냈다.

“부실한 외국자본 기업에 왜 혈세를 투입하느냐”는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했지만 정부는 일자리 15만개와 한국 자동차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한국GM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평가다.

GM의 압박이 전례없이 계속되면서 노조 역시 3월 들어 기본급(동결)과 성과급(포기) 등 임금을 양보했다.

금속노조의 5.3% 기본급 인상안을 거부하고 임금을 일찌감치 양보한 것이다.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GM 사태의 두 번째 데드라인은 3월 말이었다.

노조가 임금을 일정 부분 양보했지만 연간 1000억원 가량에 달하는 임금성 복리후생까지는 양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에 GM은 노사 합의가 무산되면 자금난으로 인해 성과급 등 각종 비용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노조를 재차 압박했다.

실제로 한국GM은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4월 6일로 예정됐던 2017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성과급 미지급 통보에 반발하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실을 무단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마지막 데드라인은 엥글 사장이 ‘부도 및 법정관리’ 시한으로 언급해온 이달 20일이다.

노조는 계속 데드라인을 세우고 압박해오는 사측에 대항할 카드를 갖기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내며 파업권 확보 수순도 밟았다.

하지만 GM은 이달 20일까지 잠정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고 일관된 메시지를 줬다.

결국 금요일이었던 20일 데드라인에도 노사 교섭은 결렬됐지만 정부까지 노사 합의를 촉구하며 나서며 데드라인은 월요일인 23일까지 연장됐다.

주말 사이 노사정 밤샘 5자 회동을 거친 한국GM은 결국 복리후생 절감과 군산공장 직원들의 처우에 있어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한국GM 사측은 군산공장에 남은 680명의 직원들에 대해 무급휴직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고, 노조는 각종 복리후생에 대한 단체협약 개정을 약속했다.

한편, 군산공장 철수 발표 이후 지난 70일 동안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은 그대로 곤두박질한 상태다.

지난 3월 한국GM의 총 판매 대수는 4만1260대(완성차 기준)로 작년 같은 달 대비 18.9% 감소했다.

특히 국내 판매(6272대)는 57.6%가 줄어 반토막 났고, 수출(3만4988대)도 1년 전보다 3% 뒷걸음질했다.

그러는 사이 국내 대리점 영업망도 붕괴됐다.

지난달 기준 전국 한국GM 쉐보레 대리점은 284개로 작년 4월과 비교해 16개 줄었고 영업사원은 총 2545명(3월 기준)으로 1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협력사들의 어려움도 상당했다. 협력업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조속한 경영정상화 합의를 촉구해왔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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