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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걱정말라”던 靑 행정관 아내, 되고나니 “내 소관 아냐”
- USKI측 “KIEP가 방문학자 선출 관련 이사회 만들게 해”
- “자리에서 ‘김기식 측이 원한다’는 이야기 들어”
- 장 씨 남편인 홍 행정관은 김 전 원장의 당시 보좌관
- 野 “USKI측 ‘울며 겨자 먹기’로 받을 수밖에 없었어”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아내 장모 씨가 한미연구소(USKI) 방문학자 재직 당시에도 “걱정말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도 본인 영향력을 인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세일즈(판매)했다”는 주장이다. 장 씨는 감사원 국장이었으며, 홍 행정관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보좌관을 역임했다.

USKI 핵심 구성원과 수년간 교류를 해왔다는 한 야권 관계자는 2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장 씨는 방문학자로 있던 중에도 주위에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키고 다녔다”며 “채용 당시 메일에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홍 행정관을 언급했었으니 USKI측에선 (압력으로 생각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았던 것이다”고 말했다.

[장 씨가 USKI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메일. 사진=이태규 의원실]

당시 USKI 측에서는 김 전 원장과 홍 행정관이 방문학자 등 인사문제를 빌미로 USKI를 공격한다고 인식했다. 한 USKI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 정황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불러 방문학자 선출을 제대로 하라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그때 ‘김기식 측이 원한다’란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USKI 측은 이에 이사회를 만들었다. 이사회에는 원장, 설립자, KIEP 관계자, 전직 미 하원의원이 들어갔다. 컨센서스(합의체) 구조였지만, KIEP가 ‘돈줄’을 쥐고 있었기에 사실상 가장 발언권이 강했다는 것이 USKI 측 설명이다.

KIEP 측으로 흘러들어 것으로 추정되는 요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핵심 프로그램을 접고, 한미관계 연구나 세미나 등이나 하라고 강제했다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때 접힌 연구는 미국 교과서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 등이다.

USKI의 한 관계자는 “돈 안 준다니까 어떻게 하느냐, 학자 입장에선 정말 삼류 프로그램이지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 측은 앞서 문제가 된 미국 방문 시에도 USKI가 하는 연구에 대해 “북한관련 연구 비중이 너무 많다”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USKI 측에서는 결국 홍 행정관 아내인 장 씨를 방문학자로 받았다. 야권 관계자는 “보통 방문 학자 자리엔 기획재정, 통상, 외교, 언론 쪽 분야 전문가 등이 역임했다”며 “감사원 분야가 방문학자를 온 일이 없는데, 신청을 해서 당시에 ‘누구길래 그러지'라고 생각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장 씨는 USKI 폐지 문제가 불거지고서 USKI 관계자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만 달라’고 전화를 걸자 “남편이 하는 일이 아니다. 제 소관도 아니다”며 연락을 끊었다. 열흘도 지나지 않은 일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화를 걸었다는 USKI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사회도 해주고, 해달라는 것 정말 다해줬다. 그런데도 문제라니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려만 달라고 연락했었다”며 “그런데 ‘남편 소관이 아니다’, ‘제 소관도 아니다’는 말을 하며 연락을 끊어버리니 난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감사원은 전날 장 씨와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장 씨를 상대로 이메일 내용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USKI 측이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였는지 등을 조사하고 나서 직권남용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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