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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전 헤어진 박현주-송상종…베트남에서 맞불

-박현주ㆍ송상종, 동창-동업자-경쟁자로
-미래창업투자 공동 운영 후 각자의 길 걸어
-박현주 ”베트남 부동산 통한 금융상품“ vs 송상종 “똘똘한 베트남 중소형주”

[헤럴드경제=김나래ㆍ최준선 기자] 국내 굴지의 금융전업그룹 오너가 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시장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은 동기 동창이자, 회사 동료 였으며 한때 동업자 관계이기도 했다.

박 회장은 최근 베트남에서 부동산을 통한 금융상품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반면 일찌기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송 대표는 베트남 현지 유망 중소형주(株)에 대한 가치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

두 사람의 인연은 남다르다. 광주일고 졸업 52회 동기 동창이다. 박 회장과 송 대표는 80년대 후반 동원증권에서 함께 근무하며 몸값을 높였다. 두 사람은 이후 미래에셋캐피탈의 전신인 미래창업투자를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

동업을 하다 헤어진 뒤 박 회장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 오늘의 미래에셋그룹을 만들었다. 송 대표는 독자적인 자기영역을 구축하며 피데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경영 철학은 상반된다. 박 회장이 본인의 의지를 직원들에게 관철시켜 추진력 있게 회사를 이끄는 스타일이라면 송 대표는 임직원의 개인역량과 판단을 믿고 따르는 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꿈꾸는 박 회장은 미래에셋의 전략기지 중 하나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그는 10년 동안 눈여겨본 글로벌엑스를 인수한 데 이어 베트남투자공사와 함께 현지 운용사인 ‘틴팟’을 인수해 합작법인을 세웠다. 베트남투자공사와의 합작 방식은 박 회장의 ‘묘수’로 꼽힌다. 베트남투자공사는 국유자산 운용과 관리, 매각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이미 2016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랜드마크 72‘ 빌딩을 기초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미래에셋은 현지 법인 설립 이후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베트남 현지 법인을 동남아시아 시장 전진기지로 삼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쌓은 투자 노하우를 베트남투자공사와 공유하면서 회사를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이 집중하고 있는 베트남은 공교롭게도 송 대표가 20년간 한 우물을 파며, 입지를 다진 시장이다. 피데스자산운용의 전체 수탁고 1조3000억원 가운데 9000억원이 베트남에 투자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베트남펀드(차이나 포함)보다도 휠씬 큰 규모다.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사세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미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과 함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함께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를 선보였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펀드상품에 인도네시아 공모주를 편입한 것은 피데스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송 대표는 “베트남 증권 업종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지난 1980년대 말, 증권주가 건설 및 무역주와 함께 ‘트로이카주’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모습이 현재 베트남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이라는 좁은 우물을 박차고 나와 글로벌 무대에서 뛰는 두 금융전문가가 앞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일대에서 어떤 진검승부를 펼지 자못 궁금하다”고 말했다.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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