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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外人은 ‘지배구조 개편’ 효과에 베팅했다
-이달들어 외국인 순매수, 삼성물산ㆍ삼성전기ㆍ현대모비스에 집중
-“국내투자자보다는 외인이 ‘주주환원 정책’에 민감”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증시에서 삼성ㆍ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가장 반긴 것은 외국인투자자로 확인됐다. 개인ㆍ기관투자자들은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 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오른 종목을 팔아 치우며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외국인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연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효과에 대해 투자자별로 민감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낮은 배당성향’에 대한 인식차가 자리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8일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주식을 각각 2596억원, 2579억원어치 끌어 모았다.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과 비교해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돋보였다. 삼성물산에는 기관ㆍ개인투자자 모두 순매수에 나서 뚜렷한 차이가 없었지만, 삼성전기의 경우 연일 ‘팔자’를 외친 개인이나 순매수 규모가 절반 수준인 기관과 온도차를 보였다. 현대모비스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삼성전기, 삼성물산에 이어 이달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은 모두 현대모비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된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 되는 기업인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 기업이라는 점이다. 지난 10일 삼성SDI는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지분 2.11%)를 모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가진 삼성물산 주식 전부를 처분하라”고 통보한 데 따른 조치다. 삼성은 조만간 삼성전기(2.61%)ㆍ삼성화재(1.37%)가 가진 삼성물산 지분도 처분해 삼성 계열사의 7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낼 계획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모든 계열사를 아우르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된다. 삼성전기의 경우 삼성물산 주식 매각에 따른 현급 유입 효과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 역시 지난달 말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이다. 시장은 현대차그룹 주식을 1조5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계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엘리엇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요구하거나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호재를 안고 있는 이들 종목에 대해 외국인이 국내 기관ㆍ개인 투자자들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낮은 배당성향(총배당액/순이익)에 대한 인식 차가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낮은 배당성향을 일종의 ‘기본 값’으로 여기고 실적 성장률에 보다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외국인은 이를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처럼 주주친화정책에 엄격한 잣대를 대기보다는 이익을 유보해서 더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며 “현대차그룹 주식을 반드시 담아야 하는 국내 펀드 자금 특성 상, 이미 많은 현대보유 비중이 높았던 국내 기관보다는, 관심이 적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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