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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한 번 타면 내연기관차 못 타…”
‘EV 코리아’ 국제 컨퍼런스 주목
英전문가 “G7중 법인세 가장 낮아”
노르웨이 “세계 최대 EV 인프라”
중국 “제품 넘어 하나의 신산업”

“전기차, 새시장 창출” 한목소리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국내 최대 전기차 쇼 ‘EV(전기차) 트렌드 코리아 2018’에는 현대차 코나EV와 재규어 I-페이스(PACE) 등 신차 발표행사 외에도 한 컨퍼런스가 주목을 받았다. 환경부 주최로 열린 세계 각국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정책 관련 회의였다.

이날 영국과 프랑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중국 등 전기차 선진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자국의 친환경차 보급정책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기업 및 공공기관 관계자 등 참석자들은 자리를 가득 메우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재규어 I-PACE

‘모두를 위한 그린카(Green Car for All)’을 주제로 열린 이날 컨퍼런스의 시작은 로빈 렌 테슬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부사장이 열었다.

그는 기조 발표를 통해 “친환경차 확대를 위해 전기차 판매 의무화, 배출규제 등의 정책적인 측면, 성능 측면에서 최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산업 측면, 충전소와 자율주행 지원 등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측 연사는 제이 내글리 친환경차 연구개발(R&D) 전문가였다. 그는 연간 270만대의 엔진을 생산하는 영국 자동차업계 입장에서 전기차가 새로운 시장 창출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영국은 유럽연합(EU) 국가 중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부문 2위, 순수전기차만 보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큰 시장”이라고 소개한 뒤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 등 연구기반, G7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2020년까지 17%로 하락) 등이 EV 시장에서 영국의 중요한 경쟁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EV 기술개발을 위한 매칭펀드, 기금 등 총 35억 달러(약 3조7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전기차가 미래 ‘대세’가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 본 사람들은 절대 세단(승용차)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며 “전기차 역시 똑같다. 한 번 타본 사람들은 내연기관차로 절대 안 돌아올 것”이라고 제이 내글리는 강조했다.

프랑스측 연사로는 도시교통 전문가인 알리아 벨로에스가 나섰다.

그녀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와 충전인프라 3만6000기를 보급키로 한 프랑스 정부의 계획을 소개한 뒤 “전기차 시장은 2010년 이후 10만대의 신차를 등록하는 상징적인 한계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분야이면서 프랑스에선 199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이 늘고 있는 유일한 부문”이라며 “프랑스는 2017년 통합 에너지 및 기후 정책을 세워 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종료하기 위한 예산과 세금 인센티브, 공적자금 지원 등 새로운 규정을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전기차는 거리에서 계속 사람들 눈에 보여야 한다. 보조금 등 인센티브가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슬로시 도시환경청의 전기차 담당자인 스튜어 포트빅은 노르웨이 측 연사로 나섰다.

그는 “오슬로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61%가 교통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운송수단의 녹색 변화를 촉진하는 것 뿐”이라며 “오슬로 시의회는 지난 2008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소를 위해 EV 도입을 뼈대로 하는 ‘오슬로 솔루션’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오슬로시는 화석연료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전기차에는 세금이나 수수료를 매기지 않음으로써 전기차 구입 시 최소 1만 유로 이상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차 사용시 유료도로 무료 이용(1997년) ▷주차장 무료이용(1999년) ▷버스 및 택시 전용차선 이용(2003년) ▷무료 충전(2008년) ▷수상버스 무료 승차 및 터널 무료 이용(2009년) 등의 인센티브 정책이다.

그는 “오슬로시는 1300개의 길거리 충전소를 가져 세계 최대 규모의 충전 인프라를 갖고 있다”면서 “공공장소 이용가능 충전소도 현재 2000개로, 오는 2020년까지 이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보조금이 필수적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로컬 정부(지자체)가 지원을 시작한다면 전기차 보급은 더 빨라질 것”이라면서 “판매량이 늘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보조금은 없어도 된다. 그 전까지 공해유발 차량에 대한 가격을 더 높이는 등 대담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 연사로 나선 류 쉬에랑 BYD(비야디) 부사장의 발표도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류 부사장은 “전기차는 하나의 제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신(新)산업”이라면서 “정부가 강력한 정책으로 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전기버스, 전기택시 등 대중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대중교통은 물론 택배차와 청소차 등에 전기차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며 “보조금은 시한을 정해놓고 일정 비율로 줄이고 있지만 전기차가 완전히 대중화가 될 때가지 강력한 리더십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류 부사장은 “BYD는 지난해 말까지 전기택시 8만6869대, 전기버스 3만5000대 이상을 판매해왔다”며 “앞으로 6개 대륙 50개 이상의 국가, 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전기택시와 전기버스를 판매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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