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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연의 외교탐구] 美의 시리아 공습이 한반도에 던지는 메시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토마호크 미사일과 스톰 섀도 공대지 스텔스미사일 총 105발이 쏟아내린 그곳. 시리아다. 

굳건한 내치와 외교력을 갖추지 못한 국가는 열강국의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란-이라크 전쟁도 그랬고, 중동전쟁, 베트남 전쟁도 그랬다. 북한의 남침으로 6ㆍ25전쟁이 시작됐지만, 이후 한반도 정세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열강국의 이해관계에 맞물려 흘러갔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별개의 사건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북한에 보내는 엄중한 메시지라고 지적한다.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들만 콕 집어 타격한 미군의 공습전략은 올초 논란이 됐던 제한적 대북타격을 의미하는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전략’과 유사해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공습이 비핵화 의지를 진정성 있게 밝히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북한에 분명하게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헤럴드경제DB]

하지만 시리아 사태는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닌 현실이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비단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메시지를 던진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한반도는 다시 긴장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메시지 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 대화국면이 ‘가짜평화’이든 ‘진짜평화’이든, 북한이 남북대화 국면에서 군사도발을 하지 않고 있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른바 ‘평창모멘텀’이 깨지면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협상불가능한 필수사항이라고 얘기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비핵화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김정은이 말한 비핵화가 미국이 말한 CVID인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끝까지 CVID를 실천할 수 없다고 한다면 뿔난 미국과 옹고집 북한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트럼프 대통령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전쟁을 불사하더라도’ 압박을 가할 것인가, 아니면 제네바 합의처럼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 단계에서 단계적 관계개선을 추구해나가자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것인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한 교류재개로 한반도는 다시 평화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 길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제 3자적 관점에서 내리는 ‘분석’을 넘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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