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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흘려보내고 있는 ‘5㎜ 암살자’
세수나 샤워할 때, 필링이나 스크럽 제품을 많이 사용하시나요? 거품속에 숨어있는 알갱이들이 내 피부위에 남아있는 각질을 샤샤샥 긁어내고 나면, 보들보들해진 피부 촉감 덕분에 기분까지도 날아갈 듯 하죠.

그런데 여기서 잠깐! 무심코 쓰는 세안제, 각질제거제, 보디워시 등에 ‘보이지 않는 5㎜ 암살자’로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이들 제품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의 개수는 150㎖ 당 약 280만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네가 쓰는 미세 플라스틱

최근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 세안제, 각질제거제, 바디워시 중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무엇일까요?
어떤 제품에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제품의 전성분 표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된답니다. 전성분 표시에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 ‘아크릴레이트코폴리머’, ‘나일론’이란 명칭이 보인다면, 바로 미세 플라스틱이 사용됐단 사실을 알 수 있죠.

TAPAS 기자는 독자들을 위해 화장품 정보 제공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화해’에 등록된 클렌징ㆍ필링 제품(96종) 바디스크럽 제품(24종) 등 총 120종 전체를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했던 성분이 포함된 제품들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해양동물 아파요

미세 플라스틱이 뭐 그렇게 큰 문제길래 그러냐고요? 바로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하기 때문이죠.
미세 플라스틱 가운데서도 지름 1㎜ 이하 크기를 일컬어 ‘마이크로비드(Microbead)’라고 합니다. 마이크로비드는 정수 처리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강으로, 바다로 스며든다고 해요. 바다로 흘러간 마이크로비드는 해양 생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바닷새들은 작고 반짝이는 마이크로비드를 물고기 알로 보고 먹는가하면, 마이크로비드를 해파리와 플랑크톤으로 인식한 거북이와 고래가 썩지않는 플라스틱 때문에 위가 파열돼 죽은 채로 발견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각종 연구사례에서도 심각성이 실증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2015년 여름 일본 도쿄에서 잡은 멸치 64마리 중 49마리의 체내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습니다. 

2015년 호주 연방과학원, 뉴사우스웨일스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공동연구팀은 알바트로스, 갈매기, 펭귄 등 42개 속 186종의 바닷새들의 먹이 행태 및 해양 플라스틱 관련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2050년이 되면 모든 바닷새의 99.8%가 미세 플라스틱을 먹게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고요.


   No 남일 미세 플라스틱의 역습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피해가 인간들에게도 머지않은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8일 호주 한 연구진은 남극새우라고도 불리는 크릴새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을 삼키고 체내에서 저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죠. 크릴새우는 많은 해양 동물들이 즐겨 먹는 먹잇감이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타고 결국 사람들의 밥상 위까지 올라올 수 있다는게 연구팀의 지적이고요.

짠 치약 속의 미세 폴리에틸렌 결정의 모습. [출처=위키백과]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한 건 더 있었는데요. 미국 프레도니아 뉴욕주립대 연구팀이 ‘오브 미디어’라는 비영리단체의 의뢰를 받아 미국, 멕시코, 중국 등 9개국 11개 브랜드 생수를 259병씩 조사했는데, 전체 제품의 9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하죠. 에비앙, 퓨어라이프 같은 유명 제품까지도 포함됐다고 해요.
미국의 한 연구팀은 지난해 전 세계 수돗물 83%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주기도 했죠.

우리나라도 올해 7월부터는 미세 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고 하네요. 해양수산부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영향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2020년에 발표할 예정이라 하고요.
하지만, 이보다 앞서 지금부터라도 주변에서 사용 중인 미세 플라스틱 제품을 없애 ‘미세 플라스틱 제로(Zero)’를 실천해보는건 어떨까요?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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