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3일의 금요일’은 불길?…미신의 시작은?
서양 완전 수 ‘12’ 다음 숫자 ‘13’
고대부터 안 좋은 일 발생 ‘불행數’로
예수죽음ㆍ마녀의날 등 금요일 겹치면
행동 조심 등 ‘불길한 날’ 대명사…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달마다 13일과 금요일이 만나면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이라며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양의 미신일 뿐이라고 하지만 영화까지 만들어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하는 ‘13일의 금요일’은 언제부터 불길한 날의 대명사가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조심해야 하는 날 ‘13일의 금요일’의 유래에 대한 여러 가지 속설(說)들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3은 왜 두려운 숫자가 됐을까=우선 숫자 ‘13’에 대한 공포증을 ‘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Triskaidekaphobia)’라고 한다. 이는 서양의 숫자 강박증과 관련이 깊다.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12‘를 완전한 수로 봤는데, 이는 반으로 나눌 수도 있고 3과 4로도 균등하게 나눌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12는 1년의 달 수, 별자리 수, 올림푸스 산의 신, 현생의 삶의 단계, 이스라엘 지파, 예수의 제자, 그리고 배심원의 숫자다.

그런 ‘완전 수’ 다음으로 오는 13은 안정을 깨는 불안한 숫자, 불운의 숫자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도 서양에서는 13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층빌딩의 80% 이상이 13층이 없으며, 병원 중 대부분에 13호실이 없다. 또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13번지라는 주소가 매우 드물며 공항에도 간혹 13번 게이트가 없거나 비행기 좌석 중 13번 열이 없는 곳도 있다고 한다.

최후의 만찬에 13이 있다=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기독교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할 때 모인 사람이 예수를 포함해 13명이라는 것과 그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 날이 금요일이기에 이 둘이 만나 슬픈 날, 불행한 날, 안좋은 일이 생기는 날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 밖에도 최후의 만찬장에 마지막으로, 즉 13번째로 들어와 앉은 사람이 유다로, 그는 스승인 예수를 로마에 팔고 괴로워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배신의 아이콘‘이 됐으므로 13은 불길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대 스칸디나비아 신화에도 13이 있다=민속학자들은 기독교 이전 고대 스칸디나비아 신화를 보면 이때부터 13을 안 좋게 봤다고 주장한다.

노르웨인 신화 중 12명의 신이 모인 저녁만찬에 초대받지 않은 13번째 손님이 왔는데, 그가 악(惡)의 신 ‘로키(Loki)’라는 것. 그는 어둠의 신을 꾀어 기쁨의 신을 죽였자고 전해진다.

그래서 13번째 불청객 때문에 타로점 등에서도 13을 ‘예언’과 ‘운명’이라는 숫자로 보고 있다.

금요일은 마녀의 날?=금요일(Friday)은 북유럽 신화 속 ‘프리그(Frigg)’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프리그는 하늘과 가정을 관장하는 여신이었는데,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기독교가 전파된 후부터 ‘마녀’로 인식돼 오랫동안 금요일은 ‘마녀의 안식일’로 불리게 됐으며 ‘13일의 금요일’의 시초가 됐다고 알려진다.

영국 배의 실종ㆍ남아공 사업가의 죽음에도?=또 다른 전설로는 과거 영국 해군이 13일의 금요일에 배를 출항시켰다가 그 배가 사라졌다는 것과 1898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사업가가 자신을 포함한 13명과 함께 13일의 금요일에 저녁식사를 한 뒤 살해된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이 밖에도 프랑스 라스코 동굴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대지의 여신’ 러셀의 조각에서 13개의 새김눈을 가진 러셀에 대한 경외심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는 주장도 있다.

컴퓨터에 치명적인 날이기도=지난 1987년에는 ‘13일 금요일 바이러스’로 불리는 ‘예루살렘 바이러스’가 퍼지기도 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컴퓨터에 숨어 있다가 ‘13일의 금요일’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COM’ ‘.EXE’ 등의 실행파일을 파괴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이날은 컴퓨터를 켜지 마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처음 발견됐다.

이탈리아에선 ‘17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날=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13일의 금요일을 불길한 날로 보는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13은 행운의 숫자이고 ‘17일의 금요일’을 불운한 날이라고 여긴다. 이는 로마 숫자 17(XVII)의 ‘X’를 뒤로 옮기면 ‘살았었다(VIXI)’가 돼 ’지금은 죽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불길의 징조라는 것이다.

미신이든 아니든 ‘13일의 금요일’은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날이다. 1년 365일 중 어떤 날이든 마음에 꺼리는 일이 있다면 조심하면 되고, 미신이라 생각되면 쿨하게 스킵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jo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