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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드는 은행주, 기술적 반등인가 추세 전환인가
-3월 이후 10% 넘던 하락세…이주 들어 반등 조짐
-저평가매력 부각ㆍ금감원장 사퇴 여론 영향
-추세 전환 위한 갈 길 멀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금융당국 규제강화 분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내리막을 걷던 은행주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약탈적 금융’이라는 말까지 언급하며 금융회사 이익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되던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이 사퇴 여론에 내몰린 것을 단기적 반등의 첫째 이유로 꼽는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 움직임과 채용비리 의혹에 따른 지배구조 불확실성 등 투자심리 극복을 위한 난관이 산적해 있어 추세 전환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것. 전문가들은 다음주부터 발표되는 은행주들의 1분기 실적에서 추세 전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10개 금융사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이달 9일부터 12일까지 2.3% 증가했다. 이 기간 우리은행 주가는 5.1% 올랐으며, 기업은행(4.6%), DGB금융지주(2.7%), 하나금융지주(2.0%) 등도 오름세를 탔다.

[자료=한국거래소]

이는 가파른 하락세를 그렸던 최근 흐름과 대비된다. 지난 3월 이후 이달 6일까지 KRX은행 지수는 11.1% 하락했다.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무려 14.4% 내리막을 탔다. 회장의 친인척 특혜 채용 논란이 있던 KB금융지주도 11.6% 하락했다. 이밖에 우리은행(등락률 -16.9%), DGB금융지주(-10.9%), 신한지주(-5.7%)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들 중 일부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책임경영 의지 표명 차원에서 자사주를 연이어 사들였음에도 불구, 약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은행주의 ‘과도한 저평가’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전망한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순자산비율(PBRㆍ주가/주당순자산)은 0.47배에 그치고 있다. 이는 현재 주가가 회사가 가진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 약세에 기름을 부었던 김기식 금감원장이 최근 사퇴 여론에 내몰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 원장은 최근 취임사에서 “금융회사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가계부채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융회사들의 수익 추구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피감기관 비용 부담 해외 출장 등 김 원장의 도덕적 흠결을 지적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야권에서 김 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에 대한 양호한 실적 전망도 관심을 불러모은다. 우선 최근 대출 동향이 은행주 실적에 긍정적이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실적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던 주탁댐보대출 동향이 크게 나쁘지 않은 데다, 수익성이 높은 가계일반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 여신 규제 강화로 인해 가계 대출 수요가 담보 대출에서 신용 대출로 옮겨가고 있는 점도 은행주 이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을 꼽을 수 있다. 한은은 전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으로는 현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과 채용비리로 대표되는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는 불명확한 금리의 방향성, 은행의 대출 금리 결정권 약화에 따른 지속적인 영업이익 하락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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