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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물 뿌리면 된다는 김문수…천문학적 비용은? 겨울엔?
-40년 묵은 ‘환경관리사 2급 자격증’ 강조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김문수 전 경기시자가 ‘미세먼지 30% 저감’ 공약을 내걸었다. 환경관리기사 자격증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그는 도로에 ‘물 뿌리기’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수두룩 하다.

김 전 지사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약으로 수도 이전 개헌 저지, 한·미연합사령부 서울 유지, 미세먼지 30% 저감, 대학가 첨단지식산업 특구 개발, 대중교통요금 상한제 도입 등을 내걸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김 전 지사는 미세먼지 공약과 관련해 “도로에 하루 두 번 이상 물을 뿌려주면 된다”며 미세먼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대구시는 더울 때 아스팔트 온도를 낮추기 위해 냉각수겸으로 물을 뿌린다”며 “서울도 대구처럼 미세먼지를 하수구로 흘려보내면 비용도 많이 안 들고 각종 먼지가날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가 제시한 방안은 실제 일부 현장에 도입된 바 있다. 도로에 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해 여기서 나온 물로 도로 위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개념이다. 서울 광화문 약 600m 구간에 설치돼 있고, 대구와 포항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다.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에는 자신이 공인된 환경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1976년에 제2회 환경관리기사 자격증(2급)을 땄다. 그거 굉장히 어려운 시험이었다”며 “공장에서 환경관리기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환경에 대해 제가 말하는 건 일반 정치인이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공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도로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만 씻어내므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단순히 물을 뿌리는 게 아니라 미세먼지가 다시 도로에 붙지 않도록 하수구까지 보낼 정도로 많은 물을 강하게 써야 한다. 보행자나 운전자에게 물이 튀는 등 보행이나 운전에 불편을 줄 수 있다.

막대한 비용도 문제다. 대구에 설치된 13㎞ 구간에만 약 170억원의 설치비용이 들었다. 서울시에 이를 다 설치하려면 비용은 훨씬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물을 끌어다 쓰는 비용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계절에 따라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다. 미세먼지는 봄과 겨울철에 특히 더 많은데, 겨울철에 물을 뿌릴 경우 길이 꽁꽁 얼어 오히려 빙판길 운전이나 낙상 등 시민들의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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