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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력사는 갑을관계 아냐”…상생의 진수 보여주는 LG생활건강
-협력사 신우, 400억대 강소기업 우뚝
-협력업체와 신뢰관계 구축은 기본
-자금ㆍ기술ㆍ판로 등 전방위 지원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협력회사를 갑을관계로 인식하고 함부로 대하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면 회사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고객 만족’이라는 같은 뜻을 안고 함께 나아가는 협력회사를 상생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직원이 다해야 40명 선이었는데 LG생활건강과 인연을 맺은 후 시장성과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변모했다. 지금은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인해 직원이 300명에 가깝다.”(정종필 신우 영업이사)

경기도 의왕시에 자리한 중소기업 ‘신우’와 LG생활건강의 상생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는 신우는 LG생활건강의 1차 협력업체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인 신우 직원들이 럭셔리 제품인 ‘후’의 캡 장식을 만들고 있다.

신우는 LG생활건강 화장품부문 코어제품인 ‘후’의 캡(화장품 용기 뚜껑) 제작을 주력으로 숨, 빌리프, 오휘 제품 용기와 제니스(색조 화장품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쿠션 용기를 생산한다. 특히 중국 사모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의 ‘왕후’ 문양 캡은 절반 이상을 신우가 공급하고 있다. 김영규 신우 대표이사는 “증착(사출된 부품에 알루미늄을 입히고 색상을 칠하는 작업)을 통해 완성된 캡에 레이저로 왕후 문양을 제작한다”며 “화장품 용기를 자동화기기로 주문 제작을 하는 곳은 신우가 최초”라고 했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신우도 덩달아 성장 가도를 달렸다. 신우의 매출액은 2010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에는 사상 최대 매출액인 409억원을 기록했다. 사드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도 39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사실상 LG생활건강과 함께 성장한 셈이다. 

김영규(맨 오른쪽) 신우 대표이사와 김재우(가운데) 생산1팀 팀장이 LG생활건강 관계자에게 제품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신우의 인연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화장품사업부를 갖고 있는 LG화학의 협력업체로 등록하면서다. 고만고만하게 사업해온 신우는 2000년대 중반 국내외 화장품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첫번째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특히 차석용 부회장의 ‘차별화’ 전략이 적중했다. 1만여개 업체가 난립한 화장품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것이다. 정종필 신우 영업이사는 “차 부회장이 ‘우리는 차별화하자’며 2000년대 초반 잘 나가던 브랜드를 개편해 후와 오휘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고 이게 제대로 먹히면서 대박 났다”고 했다.

이후 신우는 지난해 두번째 터닝포인트에 준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LG생활건강이 지원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임직원의 경영 마인드가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신우는 LG생활건강으로부터 상생협력펀드(15억원)와 생산성혁신파트너십 컨설팅을 제공받고 있다. 특히 생산성혁신파트너십 컨설팅을 통해 공정불량률과 품종교체시간이 대폭 줄면서 2억5100만원 상당의 재무 효과를 봤다. 게다가 신우는 2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자체 상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신우 관계자는 “현재 협력업체 5곳 중 2곳에 5억원을 지원해 공장 이전 작업을 돕고 있다”며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사출 및 설비 담당 직원을 고용해 협력업체에 파견했다”고 했다. 원자재를 구입 자금이 부족한 협력업체에는 신우가 대신 보증을 서주기도 한다. 김 대표이사는 “LG생활건강에서 받은 ‘햇빛’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나눠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협력업체를 성장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상생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온 차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구현된 결과라는 평가다.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는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판로 확대, 금융, 기술, 교육, 경영혁신 등 다양한 방면에 걸친 지원활동에 힘 쓰고 있다”며 “협력회사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협력회사의 경영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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