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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낙순 한국마사회장]愼終如始의 마음으로 3월을 보내며…
겨울 내 얼었던 대지가 따뜻한 봄비에 잠에서 깨어나 산천초목(山川草木)에 생명을 불어넣을 채비를 서두르는 요즘. 부드러운 꽃샘바람에 저도 몰래 옷깃을 여민 채 갖은 꽃망울이 싱그러운 싹을 틔우는 장관을 보고 있자니 바야흐로 춘분(春分)이다.

새와 나비가 날아드는 춘분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탓에 농부들이 가장 분주한 시기다. 논밭에 뿌릴 씨앗의 종자를 골라 파종 준비를 서두르는 한편, 천수답(天水畓)에서는 물을 받기 위해 물꼬를 손질한다. 잠시도 손을 놀릴 새가 없다. 옛사람들이 이때를 가리켜 ‘천하인(人)들이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 칭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말(馬)농가도 마찬가지. 봄기운이 소생하는 3월부터, 말(馬)농가는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희망찬 미래를 품는 건 비단 농업인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올해 3~4월은 일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게도 희망의 달이다.

봄바람이 불어오며 그간 꽁꽁 얼어있던 채용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공공기관에서만 2만 30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라 기대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마사회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3월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최근 각종 채용비리로 상처 입은 취준생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르고자 모든 절차를 그야말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들로, 한국마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공공기관 및 기업을 지원하는 취준생 모두가 직장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릴 수 있길 희망한다.

특히, 올해 봄이 중요한 이유는 말산업 육성에도 있다. 올해가 제2차 말산업 종합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원년이기 때문이다.

말산업은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청소년 정서함양, 장애인 재활 등 사회공익적 가치에도 크게 기여한다. 일자리 창출과도 관련이 깊어 농촌 소득증대는 물론, 국가경제 성장에도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말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3조 4000억 원 이상이다.

이러한 잠재력에 힘입어, 지난 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말산업 육성 제2차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승용마 조련 및 유통체계 구축, ▷승마대중화 ▷말고기 생산ㆍ유통 기반조성 및 말산업 관련 수출시장 개척 ▷승마시설ㆍ복합단지 조성 및 말산업 특구 활성화, ▷전문인력 양성ㆍ취업지원 등 모든 사업이 총망라됐다.

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제2차 종합계획이 잘 시행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방침이다. 최근 국민공감혁신 TF를 신설한 배경도 결국은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한데 있다. ▷말산업 부문 일자리 창출 ▷책임경마시스템 강화 ▷장외발매소 혁신 ▷기관대표 사회공헌 방안 수립 ▷소통과 통합의 문화 창출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불철주야(不撤晝夜) 달려 나가겠다.

앞서 봄 특히 3월은 농업에 빗대 만물이 소생하는 생동의 시기라 했다. 하지만 이는 달리 말하면 초경(初耕, 논ㆍ밭을 처음 가는 일)을 성실히 행해야만 한 해 동안 걱정 없이 풍요롭게 지낼 수 있음을 뜻한다. 봄바람에 취해 마음을 내려놓기 보단,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느슨해진 고삐를 조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고로 신종여시 즉무패사(愼終如始 則無敗事)라 했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글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조심하여 삼가 신중하면 무슨 일이든 실패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올해 초 취임 당시의 ]신뢰, 공정과 투명에서 출발하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았듯, 다른 모든 이들도 연 초 결심을 다시 상기해보는 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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