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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非核化 협상, 중국 역할 끌어내기가 관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전격 중국 방문과 북-중 정상회담으로 북핵 셈법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 대북 제재 이행 등으로 냉랭하던 북중 관계가 일거에 호전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다시 회복됐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소외되며 ‘차이나 패싱’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급변하는 한반도 안보 상황의 한복판에 서겠다는 공개 선언인 셈이다.

한반도 문제의 본질이자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다. 한반도에서 핵을 제거하자는 데는 남과 북, 중국과 미국 등 이해당사국 및 주변국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핵심 당사자인 김 위원장만 해도 북중정상회담 때 “선대(先代)의 유훈에 따라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던 우리 사절단에도 같은 말을 했다. 시 주석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 해법의 온도 차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북한과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점진적 동시적 조치’를 통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단계적 조치는 비핵화까지 여러 단계로 나눠 각 단계마다 경제지원이나 북미 수교 등의 협상을 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또 동시적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상응하는 경제 안보적 보상을 동시에 해줘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내세우는 ‘선(先) 조치 후(後) 보상’, 그것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라는 선제 조치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더욱이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에 북한의 체제보호 논의 등을 주도하던 대화파가 사라지고 매파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향후 북미 협상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검은 고양이든 희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게 우선이다. 셈법이 복잡해진 건 맞지만 북중회담으로 전선은 한결 분명해졌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북한이 핵을 순순히 포기하리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일정한 대가는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중국이 끼어들게 됐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협상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북중관계 개선이 한반도 비핵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재자’인 우리의 역할이란 얘기다. 그 과정에서 긴밀한 한미 공조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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