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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진 성향부터 채용비리까지…KB주총장 달군 발언들
소수주주권 보장 두고 격론
윤회장-노조, ‘셀프연임’ 공방
사외이사 친일ㆍ보수 논란도
사측 채용비리 의혹에 “송구”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KB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는 최근 지배구조부터 채용비리에 이르기까지 KB가 직면한 이슈들만큼 많은 말이 오갔다. 안건 통과는 순조로웠지만 고성이 오가는 대치국면부터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의 유머가 나오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쳤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의 KB국민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는 노조와 사측의 마찰로 시작했다. 노조는 이날 정관개정안 2건과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 등 총 3건을 주주제안했다.


▶노조 “소수수수 제안 차별”=문제는 노조 측 주주제안이 공식 상정되기까지의 과정이었다. 박홍배 KB금융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회사의 주총안건과 소수주주의 안건을 임의로 구분상정했고, 이는 분명 우리 법이 보장하고 있는 소수주주의 주주제안권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포문을 열었다.

노조가 주주제안한 사항을 이사회에서 부결했다가 금융위원회가 소수주주의 제안건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자 뒤늦게 별도의 안건으로 상정시킨 과정을 꼬집은 것이다.

박 위원장은 발의한 정관개정안에 대해 설명하며 “사추위에 현직 회장 참여를 배제하는 것은 외국 의결권 자문사 ISS도 찬성할 정도이고,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도 국내 다른 의결권 자문사들이 찬성했던 것”이라며 “법에서 정하고 있는 소수주주의 사외이사 추천 제안권을 회사측이 제한하려 했던 이런 순서, 이런 방식이 정당하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셀프연임 등의 문제가 나올때 금융사 최고의 보수 받으시면서 사외이사들은 지배구조 위해 무슨 일 했느냐”며 “지금 즉시 사퇴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의장을 맡은 윤 회장은 회사 안건과 주주제안건을 분리한 것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변호사의 의견을 들어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KB는 언제든지 주주추천 통해 사외이사로 들어올 길을 열어뒀다“며 ”노조는 일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추천해주시고, 검증과정 거쳐 선임하자는게 취지”라고 반박했다.

사외이사들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보수는 타사와 거의 동일하지만 지난해는 지배구조 변경 시기여서 거의 매달 회의를 하느라 회의비가 더 많아서 그렇게(고액 보수)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회장에 종속되어 있다던지 셀프연임 도왔다는 등은 좀 더 신중하게 발언해달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사외이사 친일ㆍ보수 논란도=한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주총에 온 참석자는 “새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분은 일제 강점기의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주장을 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던 분”이라고 발언했다.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교수의 뉴라이트 이력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이어 “새 사외이사 후보 3명 중 2명(선우석호, 정구환)이나 경기고 출신이라는 점도 KB가 정부와의 인맥에 기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우리 사회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춰야 하고, 다른 사상 가진 분들도 사외이사로 들어오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들의 경기고 인맥에 대해서도 “경기고 출신이라는 점을 우리가(KB측이) 강조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손사래쳤다.

▶윤종규 회장, 채용비리 의혹에 “송구”=한 소액주주는 “회장이 행장으로 있던 시절 발생한 인사비리로 인해 팀장이 구속되고,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욕받이’가 되고 있다”며 “우리은행장(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대구은행장(박인규 DGB회장)은 사퇴했는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는게 맞지 않느냐”고 압박했다.

윤 회장은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신입행원에 대해서는 지역별 우선채용이 있고, 블라인드 면접 등이 선구적으로 시행되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노조와 경영진과의 화합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마지막 발언권을 얻은 소액주주는 “노조분들 처음에는 목소리 크고 했지만 발언 들어보니 역시 배운 분들은 다른 것 같다. 지금은 정리가 되고 얼마나 좋으냐”며 “KB는 노조랑 집행부(경영진)이 서로 칭찬한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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