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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호의 현장에서] 대통령 구속 반복된 역사…정치 시스템 바꿔 끊을때
우리 국민은 또다시 비극적인 역사 한 페이지를 참담한 심경으로 목도하게 됐다. 불명예 퇴진부터 피살, 구속, 자살 등 끝없이 이어지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수난사. 전직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탄핵 끝에 구속됐고 그 전임 대통령은 검찰 수사 중 목숨을 끊었다. 대한민국 전직 최고 권력들의 마무리는 좋은 경우가 없었다. 그리고 불행한 역사는 또 되풀이됐다. ▶관련기사 2·3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에 이어 23년 만에 전직 국가 지도자 두 명이 동시에 수감되는 사태가 재연됐다. AP통신은 23일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반(反) 부패’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퇴임을 앞두거나 퇴임 후 본인이나 가족 또는 측근 등이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슬픈 민주주의는 현재 진행형이자, 자칫 미래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1년여 만에 다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것을 정치 보복으로만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지리한 법정 다툼이 남아있지만, 일단 범죄 사실을 의심할 만한 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범죄 처벌로부터 자유로운 특권을 누려서는 안된다.

다만 개인적인 범죄 의심 행위가 아닌 통치 행위까지 문제삼는 관행은 곤란하다. 지금 정부와 다른 판단을 했다는 이유로 범죄로 몰아간다면, 그 어떤 대통령도 자유로울 수 없다. 대통령으로서 내린 정치적 판단, 행위에 대한 후대의 뒤집기는 정치 보복일 뿐이다. 그 어떤 대통령도 100%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이 민주주의이기에, 반대파의 반발과 보복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유화적 대북정책은 적성국가를 이롭게 한 범죄로, 분배를 강조하는 경제 정책은 시장질서 교란 및 부당한 권력 개입으로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사사로운 인적 청산이 아닌, 시스템의 개조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의적으로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대통령의 권력을 의회와 내각, 그리고 지자체 등과 나누고 견제하는 정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판단이 지금 개헌에 대한 높은 찬성율의 본질이다. 시스템으로 문제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또 한명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법원의 몫으로 넘어갔다. 법리에 따른 엄정한 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정치권과 국민이 할 일은 다시는 이런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로잡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더이상 비극적인 역사의 굴레가 반복되길 원하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불행한 역사는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정치섹션 국회팀장/choi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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