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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바뀌어야” VS “그래도 부산은 보수”
지방선거 르포-부산
한국·민주당 “51대 49 싸움될 것”
해운대을 보궐선거도 뜨거운 관심

부산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4년전 지방선거를 싹쓸이 한 지역이다. 서병수 시장에, 구청장 15대1, 시의원 42대 0, 모두 새누리가 장악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부터 변화가 있었다. 18석 중 5석을 더불어민주당이 거머쥔 것이다.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민심은 더 요동치기 시작해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누구도 예측 못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21일 부산의 수영구 남천시장과 해운대 센텀시티를 찾았다. 부산의 중구 동구 등 원도심은 한국당이, 사상ㆍ사하 등 서남부 쪽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 수영구는 당세가 비슷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센텀시티는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해운대을에 있다. 아직 대형현수막도 찾아 보기 힘들었고 유세를 하는 후보도 눈에 띄지 않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선거 이야기에 주저함이 없을만큼 관심은 뜨거웠다.

“부산은 보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된다”는 측과 “그래도 부산은 보수”라는 측이 맞선다. 한국당 민주당 모두 이번 선거가 51대 49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한국당은 시장 뿐 아니라 구청장 선거 등에서 현상 유지를, 민주당은 시장과 구청장 절반 승리가 목표다. 
 
부산 진구 서면에 차려진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선거사무실. 오 전 장관은 지난주말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부산=박병국 기자]

▶“23년만에 진보진영 시장” VS “그래도 부산은 보수”=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시장 선거다. 한국당은 서병수 시장의 공천이 확정됐고 민주당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부시장 등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흔들린다고예? 부산은 아직 보수라예. 문재인 정권 하는 거 보소. 정치 안하고 보복하고 안 있습니꺼.” 수영구 남천 해변시장에서 만난 최신혜(67) 씨 얘기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23년전 민선으로 시장을 뽑기 시작한 후 진보진영 인사가 시장으로 당선된 적이 없다. 택시 운전사 오모(61) 씨는 “나는 원래 골수 보수라예. 박근혜 찍었는데 후회합니데이”라며 “이번에는 한국당 안찍을꺼라예. 특히 서병수는 안 찍습니더. 버스 위주로 정책을 다 바꿔서, 운전하는 사람 못 살게 만들었습니더”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여론조사로는 오 전 장관이 앞서고 있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달 23일 부산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95% 신뢰 수준 ±3.4%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오 전 장관은 24.1%로 후보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서 시장은 16.5%로 2위다.

하지만 박빙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산이 보수 텃밭이라는 것은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며 “조직복원도 다 됐다. 결국 박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 역시 “여론조사는 우리가 더블스코어로 앞서고 있지만 아직 한국당 정서가 강해 결국 51대 49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 보궐, 한국당 마냥 쉽진 않을 것”=시장 선거와 함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곳은 해운대을이다. ‘엘시티 금품비리’에 연루된 배덕광 전 한국당 의원의 사퇴로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민주당은 윤준호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고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이 사실상 전략공천됐다.

해운대을은 중장년층이 밀집해 있는 재송, 반여동 등과 젊은층이 많은 신도시로 이뤄졌다. 정부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신도시 표가 더해지면 민주당도 해볼만하다는 전망과, 해운대는 서울 강남 같은 곳이라 한국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맞선다. 주민 김재원(58) 씨는 “이 정부가 해운대 부동산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 아입니꺼. 투표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더. 신도시에도 한국당 표가 많습니다. 두고 보이소”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이 보수의 뭉침을 촉발할 것이라는 말이다.

부산=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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