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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구속]측근들은 ‘비통’ 시민들은 ‘환호’…엇갈린 논현동 자택 앞
-측근들, 이 전 대통령 배웅하며 비통한 표정
-자택 앞에서는 시민들 나팔 부르며 환호
-검찰, 이르면 다음 달 이 전 대통령 기소


[헤럴드경제=유오상ㆍ정경수 기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은 비통에 빠진 측근들과 노래를 부르며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22일 오후 11시25분.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검찰 차량이 출발한다는 소식과 함께 자택 인근에는 추가 경력이 투입됐다. 야광 점퍼를 입은 경찰이 추가로 투입되자 자택 앞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빨리 구속하라”며 환호를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측이 준비한 호송 차량에 몸을 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분 뒤인 오후 11시55분, 자택 앞에 도착한 검은색 세단에서 영장 집행을 위해 자택을 찾은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첨단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이 내렸다. 뒤따른 승합차에서는 사복을 입은 경호 인력이 함께 내렸다.

영장 집행은 빠르게 끝났다. 4분 만에 자택 앞으로 이 전 대통령의 측근 10여명이 나왔고, 곧이어 이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택 앞에는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과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 앞에 나온 측근들에게 간단한 인사를 전한 뒤 곧장 검찰이 준비한 차량에 탑승했다. 취재진이 심경 등을 물었지만, 결국 답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태운 호송 차량이 출발하자 배웅을 나온 측근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10분도 안 돼 구인이 시작됐지만, 그때까지 자택 앞을 지키던 시민들은 나팔을 불고 노래를 부르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은 대학생 최창성(19) 씨는 “저녁까지 공부를 하다 구속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택 앞을 찾았다”며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이 전 대통령이 설마 구속될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했다. 최 씨는 “구속되니 기쁘기도 하지만, 사법부가 국민의 편에서 끝까지 함께할지 걱정되기도 한다”며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차량이 자택 앞 골목을 빠져나가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명박 잘 가라”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부터 집회에 나섰다는 한 시민단체 회원은 “몇 년을 기다리던 순간”이라며 “구치소를 거쳐 감옥에 가는 그날까지 투쟁을 계속하겠지만, 오늘만큼은 오늘의 성과를 축하하며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23일 오전 12시18분께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서울동부구치소 안으로 사라지면서 이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 발부 1시간여 만에 최종 구속 처리됐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검찰은 이르면 다음 달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해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기소 준비와 함께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 등 주변인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osyoo@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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