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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금리역전] 외인 이탈압력 금융위기 이후 최고...“방심은 금물”
스왑포인트 급락...9년래 최저로
채권보다 증시 자금이탈 가능성
2005~2007년에도 $229억 순매도
“격차 70bp이상 벌어지면 위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화되면서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리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지지 않는 이상 자본 이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지난 21일 12개월물 FX스왑포인트는 -12.9원으로 하루 전보다 무려 -7.0원이나 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6월 26일(-13.0원) 이후 최저치다. 올들어 내내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렀던 스왑포인트는 지난달 -10원대로 떨어졌고 최근엔 -12원대까지 밀려났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스왑포인트는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로, 거래하는 두 통화의 금리 차이를 환율로 전환한 수치를 가리킨다. 스왑포인트가 마이너스면 원화로 달러를 조달할 때 프리미엄을 줘야 하는 상황으로, 한국의 금리(원화 조달금리)가 미국보다 낮다는 의미다. 스왑포인트는 양국의 정책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돼 움직인다. 한ㆍ미 기준금리 차이가 좁혀지거나 역전되면 스왑포인트는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스왑포인트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한ㆍ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2005년 8월∼2007년 8월 기간에 스왑포인트는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자본 유출도 발생했다. 당시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은 2005년 39억달러, 2006년 162억달러, 2007년 상반기 28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다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전체로는 순유입을 유지했다.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은 과거와 달리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따른 결정이라는 점에서 자금유출 압력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주식시장에서의 이탈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 투자자금이 중심인 채권 시장보다 단기 변동성이 높이 때문이다. 실제 21일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1206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채권과 달리 증권 시장에는 단기성 자금이 많아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은 아직 한ㆍ미 금리역전폭이 0.25%포인트에 불과해 즉각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로 보긴 아직 이르다”면서 “지난달 미국 주가하락으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됐지만 최근엔 다시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본 유출에는 양국 금리차이보다 조달비용의 영향이 중요하다”면서 “금리차가 70bp 정도로 커지기 전에는 이탈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기존에 금리역전 기대가 반영되면서 마이너스 폭이 과도하게 커졌던 부분이 있다”면서“FOMC 이후 스왑포인트가 전구간에 걸쳐 소폭 반등하며 되돌림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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