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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공포의 바이오 랠리!
“하루에만 20~30% 오르락 내리락…” 가상화폐가 아니다. 시가총액이 조원 단위의 바이오주 얘기다. 하루 변동폭이 이쯤되면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요즘 코스닥 시장의 꽃은 단연 바이오다. 혁신신약 탄생의 기대감과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가 결합돼 바이오 투자 시장이 그야말로 뜨겁다. 하지만 한편으로 바이오주는 ‘공포의 주식’이 됐다. 지나치게 급등해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큰 호재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한번 바람을 타니 바이오주 너도나도 정신없이 치솟았다. 기대감은 어느새 묻지마식 확신으로 바뀌면서 1만원짜리 주식이 어느새 10만원으로 뛰어오르는 등 심각한 거품이 끼고 있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고평가 성장주다. 위험이 높은 만큼 수익도 크다. 그럼에도 국내 바이오주에 대한 우려는 더 크다. 기술력, 재무 상태 등 객관적인 이유 없이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0.3배에 달한다. 미국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PER가 16.9배, 유럽 16.3배, 일본 26.7배, 중국 30.4배인 것과 비교해도 매우 고평가 돼 있다.

특히 일부 바이오주의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ㆍ고위험 고수익)을 넘어 ‘투기의 장’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단히 투기적이고,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악재에 널뛰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 졌다. 네이처셀의 주가 폭락은 바이오주 거품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네이처셀이 개발하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는 데 실패하자, 순식간에 시가총액 1조원이 증발했다.

바이오 열풍에 지난 16일까지 네이처셀 주가는 1년 만에 13배나 급등한 상태였다. 네이처셀 뿐아니라 웬만한 바이오주는 1년새 주가가 2~3배 가량 급등했다.

혹자는 “신약이 성공한다면 기업가치가 10배, 100배가 될 수 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얘기한다. ‘시장가치 X조원’ ‘꿈의 주식’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현혹돼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주머니를 털어 바이오주에 올인하고 있다. 신약이 개발되면 내가 가진 주식이 로또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심지어 개인투자자들이 빛내서 주식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잔액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상당수 자금이 바이오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신약개발은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칠 수밖에 없는 고난의 길이다. 신약의 성공확률도 10%가 채 안된다.

과열 분위기에도 코스닥의 대다수 바이오주에 대한 증권사 분석 보고서는 전무하다시피한 게 현실이다. 신약 개발업체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는 코스닥 추천 종목에서 바이오 종목을 아예 제외했다. 바이오주가 전부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 현재 거의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올라. 너무 비싸다는 게 주된 이유다.

바이오 기업들의 회계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제약ㆍ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가 자의적으로 처리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회계 처리 적정성을 점검하는 감리도 진행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민스키 모멘트’ 예를 들어 최근 바이오주 버블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민스키 모멘트는 경제적 안정에 도취돼 리스크에 크게 둔감해졌던 이들이 투기적 차입을 늘려가다 어느 순간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우량자산 투매와 함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현상을 지칭한다. 민스키 일반모델과 현재 코스닥 바이오 주가 경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오주가 들썩이더라도 장기간 주가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 고평가 부담을 고려해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거품에 취해 있는 ‘투기적 심리’가 아닌 가치 분석에 따른 ‘정석 투자’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때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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