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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반도체 호황, 대형주만 누리나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시장 수익률 2~4배 상회
-코스닥 반도체ㆍIT하드웨어 업종 주가 부진…“업황 전망 아직 보수적”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을 딛고 최근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을 제외한 코스닥 부품ㆍ장비주에는 온기가 전해지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대형 반도체주의 반등을 이끌고 있는 D램가격 상승이 수요 회복보다는 공정전환 어려움으로 인한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업황 전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부품ㆍ장비주의 주가를 견인하는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지난해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으로, 올 하반기 중국 메모리업체들의 신규 설비투자 수혜가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부진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코스피, 코스닥지수가 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날까지 삼성전자는 11.3%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2%)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6557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특히 지난 13일에는 통계 확인이 가능한 지난 2006년 이후 순매수 최대치인 3831억원을 하루만에 사들였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경우 코스피 상승률에 4배 수준인 21.2%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조2071억원에 달해 지수 급락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 등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이처럼 반도체ㆍ정보기술(IT) 대장주들이 가파른 반등을 보이는 것은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임에도 D램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덜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노무라의 미국 주식리서치 자회사인 인스티넷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D램 반도체 시장에서 3강으로 꼽히는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목표주가를 55달러에서 100달로 올려 잡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마이크론의 절반 이하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

그러나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에게는 이같은 온기가 충분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호황의 주요 참여자로 거론되던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지수 저점 이후에도 11.1%이상 하락했으며, 테스(-9.7%), 유진테크(-9.7%), SK머티리얼즈(-4.1%) 등도 줄줄이 내리막을 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설비 투자 확대 시 주요 수혜기업으로 꼽혔던 원익IPS(2.6%)과 솔브레인(2.0%)도 소폭 반등에 그쳤다.


이처럼 동종 산업 내 주가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아직 반도체 업황에 대한 보수적 전망이 남아있는 가운데 D램 가격 반등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기업으로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의 상승은 수요회복에 근거하기보다는 공정전환의 어려움으로 공급이 제대로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급이 늘지 않아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는 더 약해질 수 있고, 공정전환이 아닌 설비투자를 통해 공급을 늘릴 경우 수요가 약해졌을 때 가격하락으로 대처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예상보다 타이트한 수급 때문이지만, 업황 자체는 ‘고점 논란‘이 제기되던 당시와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 일정이 대부분 짜여져 있고, 이와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장비주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메모리업체의 설비투자와 관련, 중국에 장비를 공급한 실적이 있는 장비주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실제 지난달 중국 ‘하이테크반도체’와 275억원 규모의 반도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유니테스트의 경우 전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에 이어 지난 8일에도 중국향(向) 반도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테크윙 역시 전날 신고가를 새로 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값이 상향된 반도체 및 관련장비 기업은 테크윙, 피에스케이, 유진테크 등 세 곳으로, 이들기업 모두 중국에 장비를 공급한 실적이 있거나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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