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은 가심비 바람…“비싸도 필요한 것”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 서울 공덕동 전세 오피스텔에 입주하는 1인가구 직장인 홍모(36) 씨는 최근 이사하면서 혼자 앉을 수 있는 리클라이너 쇼파를 구입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곳 저곳 검색해 10만원대로 저렴하게 샀다. 반면 최근 유행인 스타일러는 100만원 넘게 들여 구매했다. 굳이 세탁까지 할 필요는 없는 상태인 출근용 양복을 간편히 산뜻하게 해서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씨는 “전세계약이라 자주 이사를 다니고 혼자 살아 가구는 작고 저렴하게 구매하지만 가전은 필요에 따라 비싸지만 필요한 것을 구매한다”고 했다.
1인가구가 늘면서 가구와 가전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3~4인 쇼파 대신 저렴한 1인용 쇼파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인기를 끌고 있는 1인가구. |
1인가구가 늘면서 가구와 가전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마켓 사이트에서 가구 카테고리 전체 판매량은 전년대비 26% 늘었으나 1인당 평균 구매액(객단가)은 3%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가구를 대표하는 소파와 식탁 객단가는 지난해 각각 7%, 10% 감소했다.
가구는 전통적으로 ‘한 번 사면 평생 쓴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합리적인 소비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저렴한 가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가구의 객단가와 저렴한 가격대의 수납장과 의자 품목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G마켓 관계자는 “패스트패션을 추구하는 제조ㆍ유통 일괄형 패션(SPA) 브랜드처럼 가구도 유행을 타는 현상이 확대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가구를 산 뒤 그때그때 바꾸려는 ‘패스트 퍼니처’ 소비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가전은 ‘럭셔리’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바람을 타면서 가구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G마켓 가전 카테고리의 객단가는 10% 증가했다. 상품군별로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 계절 가전 객단가는 전년 대비 17% 늘었다. 단일 품목으로는 공기청정기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고, 건조기ㆍ스타일러의 경우 315% 증가했다.
이들 모두 예전에는 ‘필수 가전’으로 꼽히지 않았던 제품이다. 하지만 최근 건강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성능ㆍ고효율 제품에 과감한 비용을 투자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하는 것으로 G마켓은 분석했다.
G마켓 관계자는 “1∼2인가구가 늘면서 가구에서는 싼 제품을 최소한으로 구매하는 미니멀리즘(최소한주의) 경향이 확산하고 있으며 가전은 공기청정기 등 웰빙과 건조기ㆍ스타일러 등 편의를 위해 필요한 제품을 대부분 구매하는 맥시멀리즘(최대한주의) 소비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greg@heraldcorp.com